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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지순례 열풍 불더니…12兆 '빵빵한 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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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지순례 열풍 불더니…12兆 '빵빵한 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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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1일 서울 성수동의 한 빵집 앞. 평일 낮임에도 50명 가까이 되는 이들이 건물을 감싸고 돌 정도로 줄을 서 있었다. 유명 소금빵을 사 먹기 위해 몰린 이들이다. 주말에는 문 열기 수십 분 전부터 대기 줄이 만들어진다. 서울 망원동도 ‘빵지순례’의 성지다. 골목마다 빵 냄새가 가득하고, 주말이면 긴 줄이 늘어서 골목이 붐빈다. 이곳을 찾은 한 20대 직장인은 “인기 빵집은 2시간 넘게 기다려 들어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서울뿐만이 아니다. 성심당(대전), 옵스(부산), 이성당(전북 군산), 삼송빵집(대구), 맘모스베이커리(경북 안동) 등 지역 유명 빵집은 관광 명소로 떠올랐다.
    ◇ 베이글·소금빵 등 새 수요 창출
    간식이 아닌 식사 대용으로 빵을 먹는 사람들이 늘고, 베이글·소금빵 등 새로운 빵 종류가 대중적 인기를 얻자 베이커리 관련 업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3일 대체 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Aicel)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제과·커피·패스트푸드 업종의 카드 결제액 합계는 10조3599억원이다. 크리스마스 케이크 등의 인기가 높아지는 연말 성수기를 감안하면 12조5000억원을 무난히 넘기며 사상 최대액을 기록할 전망이다. 5년 전인 2020년 8조4210억원 대비 48.4% 늘어난 규모다.

    한국 베이커리·커피 시장이 최근 몇 년간 구조적 성장세에 접어든 것은 소비 행태가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2000~2010년대엔 파리바게뜨·뚜레쥬르 등 대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가 급성장했다. 동네 빵집 위기설이 나오던 때다. 하지만 2020년대 들어 고급화, 차별화로 무장한 동네 빵집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교외 지역을 중심으로 대형 베이커리가 늘어난 것도 이때쯤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본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시기부터 베이커리 수요가 폭발한 것과 비슷한 양상”이라며 “디저트를 통해 소소한 행복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커리 제품이 고급화하며 ‘빵플레이션’ 논란이 나오기도 했지만 비싼 빵값은 역설적으로 전반적인 제품의 고급화로 이어졌다. 동네 빵집은 밀가루·버터 등을 프랑스에서 직수입해 고급빵을 내놨다. 프랑스 밀가루 수입량은 2020년 이전 연 3000t에 못 미쳤지만 지난해 5000t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됐다. 해외에서 베이글, 소금빵 등 새로운 유형의 빵이 들어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냈다.

    제빵업계 관계자는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호텔이 연구개발 인력을 일본, 프랑스의 유명 제과 학교로 대거 유학 보냈는데 이들이 회사를 나와 창업하는 사례가 많아졌다”며 “한국 베이커리가 크게 일본식과 프랑스식으로 갈리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 객단가 하락에 수익성 우려는 커져
    다만 빵집이 우후죽순 생겨나며 베이커리업계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국내에서 빵을 판매하는 업체는 3만7000여 개로 추정된다. 5년 전 약 2만 개에서 80% 이상 급증했다. 매년 4000개 이상의 빵집이 신규 등록하고 있다.


    객단가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제과·커피·패스트푸드 업종의 결제 건수별 평균 결제액은 10년 전 1만258원이었다. 하지만 지난 10월 기준으로 9777원으로 감소했다. 최근 비싼 빵값에 대항해 ‘저가빵’이 부상하면서 객단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공장에서 대량으로 만든 빵을 개당 1000~2000원씩 파는 업체들이다. 장사가 잘되는 매장과 안되는 매장이 늘어나며 양극화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서울 광장동의 한 동네 빵집 사장은 “유명 빵집들의 인기가 치솟아 오히려 동네 빵집을 찾는 이들은 줄어드는 추세”라며 “고급화·대형화를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시장이 됐다”고 말했다.



    고윤상/라현진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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