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신혼부부가 부동산과 관련한 '결혼 패널티'를 피하려 혼인신고를 미루고 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지난 16일 닛케이신문은 이날 한국 신혼부부들이 결혼을 하고도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 일명 '위장 미혼' 부부가 전체 신혼부부 가운데 20%나 달한다는 내용을 비중있게 다뤘다.
한국에서 이같은 '위장 미혼'이 많은 이유는 주택 대출 및 청약에서 맞벌이 부부의 혜택이 줄어드는 이른바 결혼 페널티 때문이다. 닛케이는 한국의 공공분양 제도를 소개하며 미혼의 경우는 남녀 각각 청약할 수 있지만, 혼인신고를 하면 청약 기회가 1가구 1회로 제한된다는 점을 들었다. 결혼 전 부부 중 하나가 주택을 소유한 경우 결혼 후 새로 아파트를 구입하면 1세대 2주택으로 간주되어 세 부담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닛케이는 서울 부동산 평균 가격이 14억원을 돌파해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며 한국 평균 소득으로 집을 구입하려면 한 푼도 쓰지 않더라도 최소 15년이 걸린다고 덧붙였따.
'위장 미혼'이 횡행하는 것은 부동산 가격이 과열되던 중국에서도 일어났던 현상과 비슷하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닛케이는 중국 도시 별로 가구 당 주택 규제가 있어 '위장 이혼' 현상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로 인해 중국 당국은 이혼 뒤 일정 기간 동안 주택 구매를 규제한 바 있다.
닛케이는 지난달에도 한국에서 최근 비혼 출산이 급증한 것은 부동산과 관련이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한국에서 혼인관계에 없는 남녀 사이에서 태어난 혼외자가 1만4000명으로 전체 출생아의 5.8%에 달했다. 혼외자 비중이 5%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위장 미혼'의 영향이 있다고 닛케이는 보도했다.
닛케이는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승이 이어져 젊은 부부가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결혼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닛케이는 한국과 일본의 저출산 추세는 비슷하지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의 경우 첫째아만 낳는 경우가 많아 출생아 수가 줄어들고 있는 반면 일본은 일단 결혼한 경우 자녀를 두 명 이상 두지만 혼인 자체를 하지 않는 경향이 짙은 편이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