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종은 국내 증시 반등 때 다시 주도주 역할을 맡을 수 있을까. 우선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살펴보면 낙관적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2026년 매출액 전망치가 383조원, 영업이익은 73조원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매출액이 130조원, 영업이익은 7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최근 40배 수준이다. 국내 반도체 업종이 2026년 예상 실적을 달성한다면 삼성전자의 PER은 9배, SK하이닉스는 6배 정도로 여전히 저평가 구간에 있다.생산라인 전환 압박 역시 주가에 호재다.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설비를 집중하면서 일반 D램 생산 여력이 감소했다. 여기에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의 D램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 부족과 제품 가격 상승 압력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D램 재고가 예상보다 빠르게 소진되면서 ‘선매(先買)’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 소비자와 제조업체가 가격 반등을 우려해 물량 확보를 서두르는 것이다. 여기에 웨이퍼·특수가스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 차질이 겹치며 제품가 인상 압박을 키우고 있다.
AI와 클라우드 서버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도 반도체 수요 증가 전망을 뒷받침한다. AI 연산, 클라우드 인프라 확장, 대규모언어모델(LLM) 학습에는 고성능 D램과 HBM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빅테크들은 올해 설비투자(CAPEX) 추정치를 연초 대비 40% 이상 상향 조정했다.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 수요가 한동안 증가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변화다. 국내 시장 조정 국면에서도 반도체 업종에 관심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다.
김대현 하나증권 용산WM 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