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30일 밤 “로보틱스와 관련될 것”이라는 발언을 내놓으며 한국 증시에 새로운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이날 서울 코엑스 K-POP 광장에서 열린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 무대에서 황 CEO는 “이번 주 APEC 참석을 위해 한국에 왔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초대로 왔고 좋은 소식이 있는데 먼저 밝힐 순 없지만 힌트를 주겠다. 로보틱스와 관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00% 절대적으로 한국과 연관될 것”이라며 “이 모든 것은 두 분의 손(미중 협상)에 달려 있으며, 양국을 위해 최선의 거래를 성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같은 무대에 오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역시 “미래에는 엔비디아 칩이 (자동)차로 들어오고, 로보틱스로 들어와서 더 많이 저희가 협력을 할 것 같다”고 언급해, AI와 로봇이 결합된 미래 산업 청사진을 함께 제시했다.
두 사람의 ‘로보틱스 대화’는 시장에서 즉각적인 반응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AI와 로봇 기술을 결합한 ‘AI 로보틱스 동맹’이 본격화될 경우, 엔비디아뿐 아니라 현대차그룹 계열의 로봇·모빌리티 관련 주가에도 기대가 커질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초 엔비디아와 모빌리티 혁신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당시 양사는 엔비디아의 가속 컴퓨팅 하드웨어와 생성형 AI 개발 도구를 활용해 SDV(소프트웨어 정의 차량)·로보틱스 등 모빌리티 솔루션의 지능화를 추진하고, 그룹 전반의 사업 운영에 AI 기술 적용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현대차그룹 산하 로보틱스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통해 엔비디아의 로보틱스 플랫폼 ‘아이작(Isaac)’을 기반으로 AI 로봇을 개발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이날 행사에는 앞서 서울 삼성동 깐부치킨에서 1시간 넘게 회동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함께 무대에 올랐다. 세 사람은 하이파이브와 포옹을 하며 ‘AI 깐부’다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황 CEO는 이 회장과 정 회장을 “베스트 프렌드”라고 소개했고, 이 회장은 황 CEO를 “최고의 발명가이자 최고의 사업가”라고 화답했다.
페스티벌 현장에는 사전 예약 관객 500여 명이 모여 ‘젠슨 황’을 연호했다.
황 CEO는 행사 직후 경주로 이동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오는 31일 삼성전자·SK·현대차그룹·네이버 등 국내 주요 기업과의 AI 반도체 공급 신규 계약을 발표할 계획이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