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과 기술이 결합된 K뷰티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품위 있게 나이 들고자 하는 이들에게 K뷰티는 가장 잘 어울리는 문화입니다.”
28일 경북 경주 황룡원에서 열린 ‘K뷰티 파빌리온’에서 만난 로랑스 드 바르바 씨는 국내 화장품 브랜드를 체험한 뒤 연신 감탄을 쏟아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부대행사장 한켠에 자리잡은 전시관은 첫날부터 관람객으로 북적였다.
프랑스 GS1의 최고경영자(CEO)인 남편을 따라 한국을 방문하게 된 바르바 씨는 이날부터 열리는 APEC CEO 써밋에 참석차 경주를 방문했다 전시관을 찾았다. GS1는 바코드 및 데이터 표준을 만든 국제 비영리기관으로 그의 남편은 CEO 써밋에 공식 연사로 초대됐다.
LG생활건강의 더후 부스에서는 서울시 무형문화재 옻칠장 제1호인 손대현 명장이 직접 나전칠기 공예를 시연했다. 외국인 방문객들은 직접 자개를 붙여 자기만의 노리개를 만들어보기도 했다. 또 대표 제품인 '환유고'를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단순한 제품 홍보가 아니라 K뷰티 브랜드의 정체성과 미의식을 함께 보여주기 위해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바로 옆 건물에서 아모레퍼시픽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화장품 서비스를 선보였다. 거울 앞에 서면 카메라가 피부 상태를 분석하고 그날의 피부톤에 맞는 메이크업을 추천한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미 6년 연속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혁신상을 받을 정도로 뷰티 테크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맞춤형 화장법을 추천하는 워너-뷰티 AI의 경우 메이크업 트렌드를 학습한 거대언어모델(LLM)과 KAIST와 공동 개발한 이미지 생성 AI 기법이 적용돼 있다.
이번 APEC 정상회의 기간에 경주는 K뷰티, 웰니스, 미술 등 한국의 ‘소프트파워’를 보여주는 무대로 변신했다. 이날 경주 플레이스C 갤러리에서는 김수자, 김종학, 이배, 하종현 등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10인의 작품 전시도 열렸다. 작가들은 숯, 천, 도자, 빛 등 다양한 재료로 AI 시대의 인간적 감수성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풀어냈다.
개막식에 참석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비즈니스도 멋지고 감각적인 존재가 돼야 인정받는 시대가 됐다”며 “독창적인 예술가들이 AI 같은 주제도 창의적으로 디자인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주=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