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바이오사이언스의 항암 신약 후보물질은 전임상에서 ‘가짜 내성’을 제거하는 데 탁월한 결과를 보였습니다.”진근우 현대바이오사이언스 대표(사진)는 26일(현지시간) “암세포의 돌연변이로 발생하는 ‘진짜 내성’과 종양조직을 둘러싼 ‘보호막’ 때문에 생기는 ‘가짜 내성’을 구분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2~26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미국암연구학회(AACR) 등의 주최로 열린 ‘분자 표적 및 암치료 학회’에서 신약 후보물질 ‘페너트리움’의 전임상 및 오가노이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인체 조직을 모사한 오가노이드 연구에서는 암세포만 있을 땐 페너트리움이 거의 효과를 내지 못했다. 그런데 오가노이드에 암세포뿐 아니라 암세포를 지키는 암관련섬유아세포(CAF)를 함께 배양한 환경에서는 암세포가 소멸했다. 진 대표는 “CAF는 항암제나 면역세포가 암세포 조직에 닿지 못하게 하는 가짜 내성의 원인”이라며 “페너트리움이 CAF를 비롯해 암세포 친화적인 환경을 무너뜨리기 때문에 항종양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물 대상 전임상에서도 뚜렷한 항종양 효과가 나타났다. 유방암 모델에서 단독 사용으로도 종양 크기가 감소했으며 면역항암제나 항혈관신생제, 화학항암제를 병용했을 때는 그 효과가 증대됐다. 진 대표는 “페너트리움이 암의 보호막을 걷어내고 생존 환경을 무너뜨려 기존 항암제의 효과가 배가됐다”고 분석했다.
페너트리움은 198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허가한 구충제 성분인 ‘니클로사마이드’에서 출발했다.
회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달 승인한 임상시험계획(IND)을 바탕으로 연내 전립선암 환자 대상 임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진 대표는 “항암 효과 외 자가면역질환과 퇴행성신경질환에도 효능을 보인다는 근거를 전임상에서 다수 발견해 점진적으로 적응증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보스턴=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