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기간 중 딸 결혼식으로 구설에 올랐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 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6일 휴대폰에서 축의금을 거론하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최 위원장은 피감기관 등으로부터 받은 축의금을 반환하는 과정이었다고 해명했으나, 국민의힘의 파상공세는 더욱 거세져만 가고 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최 위원장 휴대폰에는 대기업, 언론사 관계자 이름과 액수가 적힌 명단뿐 아니라, '900만원은 입금 완료', '30만원은 김 실장에게 전달함'이라는 내용까지 고스란히 노출됐다"며 "도대체 얼마나 많은 금액을 수금한 것이냐. 과방위원장으로서 국감 기간 피감기관으로부터 축의금과 축하 화환을 받은 점은 명백한 이해충돌 행위"라고 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직무 연관성이 있는 곳에서 보낸 축의금은 돌려주려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미 수금했음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오히려 수금 액수까지 밝혀진 것이다. '김영란법' 위반 소지도 있다"며 "최 위원장은 더 이상 국회를 모욕하지 말고, 과방위원장에서 스스로 물러나길 바란다. 늘 그랬듯 비상식적 언행과 적반하장 태도로 일관하고, 반성 없이 어물쩍 넘어가려 한다면 국민의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국회 과방위원인 김장겸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지난 국감 때 최 위원장에게 위원회 의결로 피감기관 및 기업에 화환 및 축의금 관련 집행 내역과 법적 근거 자료를 요청하자고 했었다. 한사코 자료 요청을 거절하더니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며 "위원회 의결은 아니지만, 의원실 차원에서 자료는 요청해 둔 상태였다. 문제가 될 것 같으니 부랴부랴 '반환 쇼'를 벌이는 게 아니겠냐"고 했다.
나경원 의원도 "과방위원장이라는 직위를 남용해 피감기관, 대기업, 언론사로부터 사실상 축의금을 갈취한 이번 최 위원장 사안은 단순한 경조사 차원을 넘어선 명백한 권력형 부패행위"라며 "직무 관련성이 직접 인정되는 상임위원장이 피감기관에 명백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상황에서 금전을 제공하거나 받도록 한 행위는 부정청탁금품수수금지법(김영란법) 위반이며, 부패방지법과 형법상 직권남용죄에도 해당할 수 있다"고 했다.
김희정 의원은 "이 정부 들어서 처음 보고 듣는 일이 아니다. 김민석 총리 인사청문회 때도 억소리 나는 '수금 정치'의 정황을 봤다"며 "그래도 아무렇지 않게 공직 가니까 이제 아예 대놓고 수금 질이다. 어쩌다 국회가 이 지경까지 됐나. 어떤 이름이 붙었든지, 금전이 오간 전말에 대한 수사는 당연히 있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말과 행위만으로 충분히 국회 윤리위 징계감"이라고 했다.
김재섭 의원은 최 위원장이 '양자역할을 공부하느라 딸 결혼식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고 한 것을 겨냥해 "최민희 덕분에 양자역학을 다 공부한다. 그런데 돌려주지 않은 축의금은 뇌물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며 "최민희가 받은 축의금은 '슈뢰딩거의 축의금'이라 축의금 상자를 낱낱이 까봐야 그게 뇌물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 전 국민이 어렵게 양자역학 문제 풀게 하지 말고, 깔끔하게 과방위원장 사퇴하고 수사받자. 어째 민주당의 '트롤 짓 총량 보존의 법칙'은 깨지는 법이 없나"라고 했다.

앞서 최 위원장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기업·언론사 관계자 등의 이름과 액수가 적힌 명단을 보좌진에게 보냈다. 최 위원장은 "900만원은 입금 완료", "90만원은 김 실장에게 전달함"이라는 메시지도 전송했다. 구체적으로 대기업 관계자 4명 100만원,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 3명 100만원, 모 과학기술원 관계자 20만원, 한 정당 대표 50만원, 종합편성채널 관계자 2명 각 30만원, 한 이동통신사 대표 100만원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일자 최 위원장 측은 피감기관이나 관련 기업 등 직무와 연관된 곳에 축의금을 돌려주기 위해 명단을 정리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원실 관계자는 "해당 메시지는 최 의원이 기관 및 기업으로부터 받은 축의금을 반환하도록 지시한 내용"이라며 "지난 한 주 동안 계속 국감을 진행했고 결혼 당사자들도 매우 바쁜 관계로 오늘 축의금 리스트를 확인했다"고 했다.
또 "리스트 중 '상임위 관련 기관·기업 등으로부터 들어온 축의금', '상임위 등과 관련 없으나 평소 친분에 비춰 관례 이상으로 들어온 축의금'을 반환하기로 하고 그 명단과 금액을 (보좌진에게) 전달한 것"이라며 "이름만으로 신분을 알 수 없는 경우 등이 있어 추후 계속 확인되는 대로 반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