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마그룹 창업주 윤동한 회장 측 법률대리인(김앤장 법률사무소·법무법인 세종)은 23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29부(고승일 부장판사)에서 열린, 윤 회장이 아들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주식 반환 청구 소송의 첫 변론기일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원고인 윤 회장 측은 윤 회장이 아들에게 콜마홀딩스 주식을 증여하면서 “딸인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를 경영에서 배제하지 않을 것”을 조건으로 제시했으나 윤 부회장 측이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피고인 윤 부회장 측 대리인(법무법인 광장)은 “오랜 기간 실적 부진을 겪은 자회사에 대한 경영 쇄신을 위해 이사 선임을 요청한 것은 콜마홀딩스 대표이사로서의 정당한 직무”라며, 경영권을 가진 윤 부회장이 고유한 권한을 행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승계 조건 어겼다" vs "적법한 경영행위"
이번 분쟁은 윤 회장이 딸인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의 경영에 간섭하지 말라는 조건으로 아들 윤 부회장에게 주식 230만 주를 증여하고 경영권을 넘기면서 시작됐다. 윤 회장은 법정에서 이 조건이 어겨졌다며 무상증자로 현재 460만 주로 불어난 해당 주식을 반환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갈등은 윤 부회장이 지난 4월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을 이유로 이사회 진입을 요구하고 윤 대표가 이를 거부하면서 표면화됐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열린 콜마비앤에이치 임시 주주총회에서 윤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되며 흐름이 분명해졌다. 윤 부회장 측이 이사회 과반을 확보했고 윤 대표는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윤 부회장 측은 경영권을 확보한 만큼 고유 권한을 행사했을 뿐이라고 맞서고 있다. 3월 기준 지분율은 윤 부회장 31.75%, 윤 대표와 배우자 10.62%, 윤 회장 5.59%로 알려졌다. 외부 주주로는 TOA(옛 일본콜마) 7.80%, 미국 행동주의 펀드 달턴인베스트먼트 5.69%가 있으며, 이 가운데 달턴인베스트먼트는 윤 부회장 측 우호 지분으로 분류된다. 사실상 윤 회장·딸(합산 16.21%) 대 윤 부회장·달턴(37.44%)의 구도가 형성된 셈이다.

'부담부 증여'가 핵심 쟁점...입증 전략 어떻게?
이번 법적 공방의 핵심 쟁점은 윤 회장이 아들에게 증여한 콜마홀딩스 지분 230만 주(무상증자 후 460만 주·약 570억 원)가 단순 증여인지, 조건이 붙은 ‘부담부 증여’인지 여부다. 가족 합의가 법적 구속력을 갖는 계약인지도 다툴 여지가 있다.실제로 이에 따라 양측의 소송 전략도 엇갈린다. 윤 부회장 측은 “가족관계 등 사적 배경과 무관하게 법률 쟁점만 보면 된다”는 입장이고, 윤 회장 측은 “사건 경위를 이해하려면 가족 관계 등 배경 설명이 필수적”이라고 맞선다. 윤 회장 측이 “경영권 분쟁의 일환으로 사건을 활용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하자 윤 부회장 측은 “집안싸움을 하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반박하는 등 신경전이 이어졌다.

김앤장, 세종 vs 광장...로펌 경쟁 구도도 주목
부자(父子) 간 분쟁으로 이목이 쏠린 이번 소송에는 대형 로펌들이 대표 선수들을 투입했다. 소송의 전개와 결과가 로펌업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윤 회장 측은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세종이 공동 대리를 맡았다. 김앤장에서는 부장판사 출신 신우진 변호사(사법연수원 27기)·노재호 변호사(33기)가 주축이며, 세종에서는 부장판사 출신 최창영 변호사(사법연수원 24기)·김효전 변호사(변호사시험 7회)가 공동 대리에 나섰다.
윤 부회장 측도 법원장 출신의 강영수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19기)가 직접 나서 진용을 갖췄다. 여기에 판사 출신 정다주(31기)·장준아(33기)·윤미영(변호사시험 1회)·성아윤(8회) 변호사가 힘을 보탰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