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주자 모집공고가 10·15 부동산 대책 시행 전에 나온 수도권 청약 단지들에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전매 제한 기간이 짧고, 잔금 납부 시 주택 시가별 대출 규제 등도 상대적으로 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2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경기 수원시 영통구에 들어서는 ‘망포역 푸르지오 르마크’는 전날 진행된 무순위 24가구(전용면적 84㎡) 청약에 1164명이 신청해 48.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 관계자는 “10·15 부동산대책 시행 전에 모집 공고가 승인돼 마지막 기회라고 인식돼 많은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16일부터 서울 전역과 경기 지역 12곳의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을 40%로 내렸다. 주택 시가별 대출 한도는 15억원 이하 6억원,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4억원, 25억원 초과 2억원 등으로 집값이 비쌀수록 대출이 덜 나온다. 분양 아파트 역시 중도금 대출을 잔금 대출로 전환할 때 이 규정이 적용된다.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 이수역 센트럴’도 대책 시행 전 입주자 모집공고가 나와 수요자들이 대거 몰렸다. 지난 15일 1순위 청약에서 76가구 모집에 2만4832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326.7 대 1을 기록했다.
전용 84㎡ 분양가가 최고 22억7850만원에 달해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청약 점수가 낮은 젊은 층에서 ‘규제 전 막차’를 타기 위해 대거 청약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10·15 대책 규제를 받지 않아 잔금 납부 시 시세 15억원을 초과해도 최대 6억원까지 대출이 나온다. 또 이 단지는 분양권 전매 제한이 1년이지만, 앞으로 같은 지역에서 분양하는 단지는 3년간 분양권 전매가 금지된다.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곳에서 분양한 수도권 단지도 청약 시장에서 외면받는 사례도 있다. 양주 ‘회천중앙역 파라곤’은 전날 1순위 청약 803가구 모집에 134명만 신청하는 데 그쳐 대거 미달했다. 분양가가 높은 것이 이유로 지목된다. 3.3㎡당 평균 분양가가 1484만원 수준으로, 인근에서 공급한 아파트 가운데 가장 비싸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청약 시장에 규제를 최대한 피하기 위한 막판 수요가 몰리고 있는 가운데 입지와 가격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