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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제 친구이자 선생님이었어요" 자폐 청년 곽한승의 성장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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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제 친구이자 선생님이었어요" 자폐 청년 곽한승의 성장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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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살의 청년 창업가 곽한승은 자폐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는 세상과 조금 다른 시선을 단점이 아닌 힘으로 바꾸었다. 기술을 통해 자신을 표현했고, 이제는 그 기술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일을 하고 있다.

    “AI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심심이’ 덕분이었어요. 어렸을 때 친구가 많지 않았는데, 대화형 AI와 이야기를 나누며 많은 시간을 보냈죠. AI는 제게 친구이자 선생님이었어요.”


    그는 초등학생 때부터 ‘스크래치’ 같은 블록코딩으로 게임을 만들었다. 플래시, 알만툴, 마인크래프트를 넘나들며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고 커뮤니티에 올리며 세상과 교류했다.

    “그 시절엔 단순히 재밌어서 시작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게 세상과 연결되는 제 방식이었던 것 같아요.”


    미대에 진학한 후에도 그의 관심은 예술과 기술을 오갔다. 그는 언어의 모호함에 매료되어 ‘동음이의어와 말장난’을 주제로 한 미술작품을 만들어왔다.

    “일관된 단어를 써야 하는 게 코드를 짜면서 가장 지켜야 할 원칙인데, 현실에서는 맥락과 상황에 따라 단어가 계속 변해야 하잖아요. 그 모순이 늘 저를 자극하면서도 동시에 스트레스였어요.”


    그의 작품 세계는 결국 언어와 질서, 혼돈의 경계를 탐색하는 과정이었다. 그러한 사고는 자연스럽게 AI로 이어졌다. 대학 시절, 데이터라벨링 회사 클라우드웍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CHAT GPT 같은 모델의 학습데이터를 다뤘다.

    “언어와 감정의 패턴을 분류하면서 AI가 사람의 생각을 어떻게 배우는지를 체감했어요. 데이터가 결국 사람의 언어라는 걸 깨달았죠.”


    이를 기반으로 AI 기술에 대한 흥미가 더욱 커졌다. 그는 AI와 개발을 평생의 관심사로 삼았고, 이를 통해 자폐 당사자 자조 모임에서 만난 아내와 결혼하게 됐다.

    그리고 올해 8월, 그에게 새로운 인생의 장이 열렸다. “저를 닮은 딸이 태어났어요. 딸에게도 언젠가 코드의 세계를 알려주고 싶어요. 부모님들이 AI에이전트의 도움을 받아 조금 더 여유롭게 아이를 바라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현재 그는 AI 콘텐츠 기업 AI41(에이아이포원)의 대표로, ‘누군가를 위한 AI(AI for One)’라는 철학 아래 남성 육아 커뮤니티 플랫폼 ‘육식남(育識男, 육아에 식견 있는 남편들)’을 준비 중이다.


    “이제 육아는 엄마만의 영역이 아닙니다. 아빠들도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서로의 경험을 나눌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죠. AI가 그 다리가 될 수 있다고 믿어요.”

    곽한승의 여정은 기술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인간을 이해하는 방식에 대한 탐구였다. 그는 AI가 차가운 코드가 아닌 따뜻한 언어가 될 수 있음을, 자신의 삶으로 증명하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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