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각 전문 갤러리 스페이스 톤(S . tone)은 9월 개관과 함께 한국 원로 조각가 한진섭 초대전 '무게에 깃든 가장 섬세한 이야기'를 개최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오는 12월 29일까지 이어지며, 반세기 이상 석조 작업에 몰두해온 작가의 예술 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망한다. 대표작과 최근 작업까지 총 22점의 작품이 전시 공간을 채운다.
한진섭 작가는 한국 조각계를 대표하는 원로 작가로, 오랜 세월 돌과 대화하며 그 안에 인간의 본질을 새겨왔다.
2023년에는 아시아인 최초로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 성석(聖石)을 설치하며 세계적 반향을 일으켰다. 그의 작업은 차갑고 단단한 돌을 통해 삶의 무게를 이야기하면서도, 그 속에서 따스한 인간성과 신앙적 울림을 길어 올린다.
그에게 조각은 “덜어내는 일”이다. 불필요한 것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본질은 곧 인간의 삶을 닮아 있으며, 무거움을 견디고 다듬어내는 과정 속에서 신앙적 성찰과 치유의 의미가 깃든다.

‘덜어내기’의 미학을 공간 속에 풀어낸 이번 전시는 반세기 넘게 석조 작업에 몰두해 온 작가의 초대전으로 세 가지의 주제로 펼쳐진다.
1층 ‘일상의 무게’, 지하 1층 ‘뿌리와 마음’, 2층 ‘기억의 정원’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무겁고 차가운 돌에서 따뜻한 인간성을 길어내는 작가의 예술 세계를 엿볼수 있다.
전시가 개최되는 스페이스 톤은 서울 최초의 조각 전문 갤러리로 지난 9월 개관했다. 런던 테이트 모던을 모델로 삼아 설계됐으며, 외관은 곡선과 블랙 세라믹 타일로 현대적 조형미를 강조하고, 내부는 거친 콘크리트 질감과 자연광·인공광이 교차하는 구조를 통해 작품의 존재감을 부각시킨다. 관람객은 공간 자체가 하나의 조각처럼 느껴지는 경험 속에서 작품과 마주하게 된다.
한진섭 작가는 “조각은 무거움 속에서 본질을 찾아내는 과정이며, 이는 곧 인간의 삶과 신앙을 닮아 있다”며 “관람객들에게 치유와 평화의 시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스페이스 톤 측은 “작가의 깊은 성찰이 담긴 작품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평온을 선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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