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108.62

  • 8.70
  • 0.21%
코스닥

915.20

  • 4.36
  • 0.47%
1/3

남상욱 딜로이트 본부장 "인수 후 100일, M&A 성패 좌우한다" [자본시장을 움직이는 사람들]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뉴스 듣기-

지금 보시는 뉴스를 읽어드립니다.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남상욱 딜로이트 본부장 "인수 후 100일, M&A 성패 좌우한다" [자본시장을 움직이는 사람들]

주요 기사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이 기사는 10월 01일 10:1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인수 후 100일이 인수합병(M&A)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남상욱 한국딜로이트 M&A 통합 서비스 그룹(One M&A) 본부장(사진)은 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수한 회사를 제대로 이해하고, 개선 방향을 설정하는 작업을 100일 안에 해내지 못하면 5~10년에 이르는 투자 기간 내내 치유가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남 본부장은 2000년 입사해 올해로 25년째 한국딜로이트그룹에서 일하고 있는 M&A 전문가다. 업계에선 국내외 주요 사모펀드(PEF)와 함께 일한 경험이 가장 많은 인재로 통한다. 지난해 말부터는 한국딜로이트의 One M&A그룹을 이끌고 있다. One M&A는 재무와 세무, 전략, 리스크 등 기능별 전문가들이 모여 통합형 M&A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이다.

    남 본부장은 성공적인 M&A를 위해선 '인수 전' 만큼이나 '인수 후'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인수 후' 전략이 엑시트(투자금 회수) 성과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엑시트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사모펀드(PEF)는 그간 '인수 후' 전략에 소홀했던 경우가 많다는 게 남 본부장의 생각이다. 특히 유동성이 풍부하던 저금리 시절에 '비싸게 사더라도 시간이 지난 뒤 더 비싸게 팔면 된다'는 생각으로 투자했던 PEF들이 최근 고초를 겪고 있다.


    남 본부장은 "얼마나 싼 가격에 어떤 구조로 회사를 인수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인수한 뒤 회사를 어떻게 키우느냐가 더 중요해진 시대"라며 "국내 PEF도 앞으로는 오퍼레이션 역량에서 경쟁력이 갈리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 후'가 더욱 중요해진 시대에 남 본부장이 강조하는 키워드는 인수 후 통합(PMI)과 밸류업이다. 그가 생각하는 PMI의 '골든타임'은 100일이다. 남 본부장은 "실사를 아무리 꼼꼼히 해도 인수 전까진 회사에 대해 절반도 알기 어렵다"며 "골든타임 안에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 방안을 도출해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까지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본부장은 밸류업에 대해선 국내 PEF의 약점이자, 기회라고 봤다. 그는 "국내 PEF의 경우 글로벌 PEF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투자 경험이 부족하다"며 "국내 PEF가 바이아웃 투자의 핵심인 밸류업 역량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밸류업 역량을 갖추면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딜로이트는 자문사로서 단순히 회사를 사고파는 것을 도와주는 수준을 넘어 PMI와 밸류업 등 '인수 후' 작업까지 책임지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남 본부장이 이끄는 One M&A그룹이 그 역할을 맡는다. One M&A그룹은 M&A 전문가뿐 아니라 세무와 감사, 전략컨설팅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소속돼 있어 '엔드 투 엔드' M&A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남 본부장은 "결국 고객사가 원하는 건 단편적인 자문이 아닌 통합적 자문"이라며 "공급자 중심의 생각을 버리고 고객 입장에서 생각해 나온 아이디어가 One M&A"라고 설명했다.


    한국딜로이트의 이런 전략이 가장 빛을 발했던 사례는 화장품 용기·펌프 제조 중소기업 삼화 딜이다. TPG는 2023년 말 약 3000억원에 인수한 삼화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 약 80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지난 7월 맺었다. TPG는 배당을 포함하면 내부수익률(IRR) 약 75%를 기록했다.

    한국딜로이트는 TPG가 삼화를 인수할 때 인수 측과 매각 측 자문을 동시에 맡은 데 이어 PMI와 밸류업 과정 전반을 도왔다. 한국딜로이트의 조언을 받아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를 제조하던 흔한 중소기업이었던 삼화는 화장품을 분사하고, 용액을 추출하는 펌프(디스펜서)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워 기업가치를 끌어올렸다. 한국딜로이트는 TPG가 KKR에 삼화를 매각할 때도 인수 측과 매각 측 자문을 동시에 맡았고, TPG에 이어 KKR이 추진하는 삼화의 밸류업 전략도 도울 예정이다.


    남 본부장은 "삼화는 흔한 국내 중소기업이 밸류업 전략으로 무장한 PEF를 만나 조(兆) 단위 기업으로 성장하는 대표 사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남 본부장은 M&A 자문 전문가로서 본인의 업의 철학을 묻는 질문에 "퀄리티"라고 짧게 힘줘 답했다. 그는 "M&A 시장이 점차 혼탁해지고 있지만 퀄리티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면 '선수'들은 알아서 찾아온다"며 "앞선 딜에서 상대방으로 만났던 고객사가 다음 딜에선 같이 일을 해보자고 먼저 연락하게 만드는 건 결국 서비스 퀄리티"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 염색되는 샴푸, 대나무수 화장품 뜬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