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 "실탄 2만발 불법 유통…왜 국민에 안 알리나"

사격 국가대표 출신인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시중에 사제 총 100여정과 경기용 실탄 2만발 이상이 불법 유통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 사실을 정부가 알면서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진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이 자리에 참으로 충격적이고도 엄중한 사안을 말씀드리기 위해 무거운 마음으로 섰다"며 "지난 주말 여러 차례 고민하고 또 고민했지만, 국민의 안전과 생명 앞에 그 어떤 것도 소중한 것은 없다는 일념 하나로 이 자리에 섰다"고 운을 뗐다.

진 의원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대선 당시 제기된 이재명 대통령 암살·저격설 관련 기획 수사를 벌이던 중 불법 총기 제작과 유통에 가담한 이들을 검거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혐의를 받는 A씨가 사격팀 국가대표 감독을 지낸 B씨와 공모해 불법적으로 사제총기 유통업자에게 경기용으로 쓰는 22구경 실탄 3만발을 제공한 정황을 확인하고 이를 압수했다.

다만 진 의원은 "제보에 따르면 사제 총 100여정과 실탄 2만발 이상이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는데, 누구의 손에 들어가 있는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알지 못한다"며 "22구경 실탄은 소구경·저반동 탄약이지만, 결코 안전하지 않다. 신체 스위치 존에 맞을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실탄이다. 특히 근거리에서는 뇌와 심장, 폐를 관통해 사람을 단번에 쓰러뜨릴 수 있는 치명적인 무기"라고 주장했다.

진 의원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직접적으로 위협받고 있음에도, 정부는 왜 국민에게 알리지 않고 있는 것인가. 혹시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국가 이미지가 실추될까 두려워 알리지 않고 있는 것이냐"며 "군부대 중대 단위가 무장하고도 남을 분량이다. 만약 이 실탄이 범죄조직이나 테러 세력의 손에 들어간다면, 우리는 상상조차 하기 싫은 끔찍한 참사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국민은 뒤로한 채 밀실 수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 의원은 그러면서 정부에 △경찰 수사 과정에서 확보된 경기용 실탄의 정확한 수량과 행방을 즉각 공개할 것 △관련 조사 결과를 언제, 어떻게 보고받았고, 상급 기관 어디까지 보고했는지 타임테이블을 작성해 공개할 것 △사격연맹과 상급 기관인 대한체육회, 문화체육관광부 등 책임 있는 기관에 대한 전방위 조사를 당장 시작할 것 등을 촉구했다.

진 의원은 끝으로 "오늘 이 자리에서 밝힌 사실이 제 친정에 대한 치부를 드러낼 수 있음에도 국민의 생명 앞에 그 어떤 소중한 가치는 없기에 이 자리에 섰다"며 "사격연맹이 실탄 유출이라는 부실한 운영으로 그 위상이 추락했다. 국민의 생명 앞에 국가의 이익이 우선할 수 없다. 이번 사안에 대한 경찰 조사 결과를 명명백백히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