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한·일, 경제 공동체로 뭉치면…美·中·유럽 이은 4대 거대시장 될 것"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한국과 일본의 경제 공동체 구성에 대한 필요성을 다시 꺼냈다.

최 회장은 22일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은 무역량을 크게 늘려왔지만 앞으로 무역만으로 함께 경제 성장을 이루긴 어려울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이 함께하면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에 이은 세계 4위 경제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올 들어 “양국은 저출생·고령화·저성장 등의 문제를 공유한 이웃 나라로, 느슨한 경제 협력을 넘어 전략적인 경제공동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언급하는 등 한·일 경제연대의 중요성을 주장했다.

최 회장은 양국의 협력 방식에 관해 양국 간 상품과 서비스,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넘어 화폐 통합까지 연계된 ‘EU식 경제통합’을 거론했다. 최근 정부 차원에서 추진되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관련해 최 회장은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한·일 경제연대는 EU식의 완전한 경제 통합으로, 일본에서도 최근 한·일 경제연대에 동의하는 이가 늘고 있는 만큼 이제는 효과적인 연대를 논의할 때”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관련한 질문에서도 “세계적으로 공급망 재편과 통상질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한·일 양국이 공동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협력의 대표 사례로 지목했다. 그는 “일본 NTT와 반도체 기술 개발을 협의 중”이라며 “아이온(IOWN) 프로젝트에서도 새로운 반도체 기술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온은 SK텔레콤, 소니, 인텔 등이 참여하는 차세대 광통신 프로젝트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