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 여사 일가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한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귀금속 등 각종 물품을 숨기거나 바꿔치기하는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형근 특별검사보는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김건희씨 오빠의 장모 및 김건희씨 모친 사무실에서 김건희씨가 수수한 것으로 의심되는 각종 물품이 발견된 것과 관련해 친인척의 증거 은닉 및 수사 방해 혐의를 본격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지난 7월25일 김 여사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이우환 화백의 그림 '점으로부터 No. 800298'과 이른바 '나토 목걸이'로 불리는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 다수의 귀금속을 발견했다.
김 여사 모친 최은순씨가 운영하는 요양원 압수수색 과정에선 롤렉스, 까르띠에 시계 등 고가 귀금속도 확보했다.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인사 청탁과 함께 건넨 것으로 의심되는 금거북이는 해당 요양원 내 김 여사 동생 소유 금고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김 여사 측은 이들 물품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특검팀은 김 여사가 관여한 매관매직을 뒷받침하는 물증으로 의심하고 있다.
실제 관련자 구속영장 범죄사실에 이 화백 그림과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은 수수자가 김 여사로 특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특히 해당 물품이 김 여사 자택이 아닌 친인척 주거지나 사업소에서 발견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김 여사 일가가 나서 증거를 은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형법 제155조는 타인의 형사사건 또는 징계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은닉·위조 또는 변조하거나 위조 또는 변조한 증거를 사용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했다.
특검팀은 해당 법규에 '친족 또는 동거의 가족이 피의자 본인을 위하여 죄를 범한 때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특례 조항이 있지만 예외 사례가 있는 만큼 여러 가능성을 놓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김 여사 오빠 김진우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김상민 전 검사(구속)에게서 구매가 1억4000만원 상당의 이 화백 그림을 받은 경위를 조사 중이다. 김씨에 대한 조사를 김 여사 일가가 연루된 증거은닉 및 수사방해 혐의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 그림을 은닉한 정황이 드러날 경우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특검팀은 이배용 전 위원장이 중장기 국가 교육시스템을 설계하는 국가교육위원회 수장으로 임명되는 과정에 김 여사가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도 수사 중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이 전 위원장의 비서 박모씨의 사무실과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절차가 끝나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김 여사와의 연관성을 조사할 계획이다.
이 전 위원장은 이화여대 총장을 지낸 역사학자다. 박근혜 정부 시절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참여하기도 했다. 친일 인사를 옹호하는 등 왜곡된 역사관을 갖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2022년 9월 윤석열 정부 초대 국가교육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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