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16일 10:5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리딩투자증권은 2000년에 설립된 중소형 증권사다. 박대혁 전 부회장이 공격적인 확장을 시도하며 주목 받기도 했다. 하지만 2012년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한동안 주인을 찾지 못하다 2016년 김충호 리딩투자증권 총괄부회장 등이 경영자 인수(MBO) 방식으로 인수하며 현재의 틀이 만들어졌다.
새 지배구조 체제에서 사세 확장을 추진했다. 2017년에는 전문사모집합투자업, 2018년에는 투자자문업 등록을 마치고, 리딩자산운용을 인수했다. 2019년 리딩에이스캐피탈을 설립하는 등 국내외 계열사도 늘리며 리딩금융네트워크 그룹으로 외연을 넓혔다.
사세 확장은 실적으로 이어졌다. 리딩투자증권은 최근 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에 연결 매출 3502억원, 영업이익 289억원을 올렸다. 순이익은 232억원을 기록했다. 인수 직후인 2017년 실적(매출 543억원, 영업이익 101억원)과 비교하면 실적이 좋아졌다.
수익구조를 살펴보면 부동산 금융 관련 자문 및 주선 등 IB부문이 전체 순영업수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헤지펀드 운용 및 판매수수료, 투자운용자산을 통한 자기매매수익 등 일부 수익다각화도 나타나고 있다.
실적 호조세와 달리 현금 여력은 충분하지 않다. 사업 다각화 과정에서 리딩에이스캐피탈에 2019~2021년 325억원, 리딩자산운용에 2020~2024년간 115억원을 지원하는 등 지속적으로 자금을 사용했다.
드림PE가 5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상환을 요구했을 당시 리딩투자증권와 씨케이케이파트너스 등이 SPC를 활용해 대응에 나서야 했던 이유다.
시장에선 리딩투자증권이 5년 만에 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오는 9월 말 주주배정 방식으로 500억원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이다. 증자 대금으로 RCPS 일부를 상환하고 자본 여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단순한 자본 확충이 아니라, 복잡하게 얽힌 차입 구조와 SPC를 활용한 지배구조의 불안정을 일부 해소하려는 시도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증자가 단기 숨통을 틔울 뿐 근본적인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한다. 이번 증자로 지배구조 불안정성을 한번에 해소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적지 않다.
최대주주 씨케이케이파트너스와 특수관계인 SPC들이 전체 리딩투자증권 지분 56%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차입에 의존해온 만큼 추가 자금 동원 능력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 밖에 주요 주주는 동화기업(7.12%), 이금화 대업스포츠 대표(5.02%), 대업스포츠(4.66%) 등이다. 이들은 씨케이케이파트너스 인수 이전부터 지분을 보유했던 곳으로 지난 2020년 유상증자 당시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가 단기적으로 씨케이케이파트너스와 리딩투자증권의 유동성에 도움이 되겠지만,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지배구조 불안은 지속될 것"이라며 "기존 주주들이 증자를 통해 의미 있는 자금을 댈지, 또는 새로운 주주가 나타나서 자금을 지원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고 말했다.
리딩투자증권 관계자는 “현재 지배구조가 적절하지 않는 만큼 이를 해소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주요 주주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할 여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