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이상덕)는 바디프랜드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부당해고 구제 재심 판정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최근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현재 서울고등법원이 항소심 심리 중이다.
바디프랜드 IT(정보기술)연구소 전사적자원관리(ERP) 개발팀에서 근무하던 A씨는 2023년 4월 당시 전무이사이던 양모씨에게서 창업주 강모씨를 포함한 임원 전체의 법인카드 사용 내용을 정리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A씨는 해당 정보를 USB에 담아 양씨에게 전달했고, 이후 강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이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되며 논란이 불거졌다.
회사는 양씨 등이 정보를 유출한 것으로 판단하고, 인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같은 해 9월 A씨를 해고했다. A씨는 부당함을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했고, 지방노동위원회와 중노위는 모두 “A씨와 양씨 모두 ERP 시스템을 통해 법인카드 내역을 확인할 권한이 있었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회사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A씨 등이 임원들의 법인카드 사용 내용을 전달한 행위가 업무상 비밀·기밀을 누설한 것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A씨의 업무는 ERP 시스템의 개발·운영에 한정되며, 정당한 사유 없이 업무와 무관한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무제한으로 조회하고 외부로 반출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업무분장상 양씨는 홈페이지와 사내 전산 인프라의 개발·운영을 책임졌을 뿐 재무·회계 관련 정보를 임의로 조회하거나 보고받을 권한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박시온/곽용희 기자 ushire908@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