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현장에서 자주 듣는 말 중 하나가 “예전 보험이 더 저렴하고 좋았다”는 얘기다. 과거에는 가입 연령이 더 낮았을 뿐 아니라 지금보다 높은 이율이 적용돼 수익성이 높았다. 하지만 유병자보험만큼은 예외다. ‘시간이 거꾸로 흐른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최근 상품이 과거보다 소비자에게 유리해졌다.
과거에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이 있으면 일반 건강보험 가입이 사실상 어려웠다. 단순히 예방 차원에서 약을 복용해도 ‘유병자’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보장 범위가 좁고 보험료가 비싼 전용 상품에 가입할 수밖에 없었다. 유병자보험은 2010년대 초반 처음 등장했다. 당시에는 3개월 이내 치료 이력 없음, 2년 이내 입원·수술 없음, 5년 이내 암 진단 없음이라는 ‘3·2·5’ 조건을 충족해야 했다.
지금은 조건이 바뀌었다. 입원·수술 고지 기간은 10년으로 늘었고, 암 진단뿐 아니라 뇌졸중·심근경색 등 10대 중증질병 이력까지 확인한다. 조건이 더 까다로워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약 복용 이력만 있는 만성질환자에게 유리한 구조다. 건강체 보험 월 10만원대 기준으로 과거 유병자보험은 총액이 약 1617만원이었지만, 최근 상품은 1112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과거 최고 70%이던 보험료 할증률이 10%까지 내린 경우도 있다. 보험은 ‘아는 만큼’ 아낄 수 있다. 과거 조건으로 유병자보험에 가입했다면 지금이 재점검 시기다.
이주형 토스인슈어런스 직영사업단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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