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27일 11:0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GS건설이 최근 비핵심 사업을 매각하고 사업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처리 사업 등을 정리하고 건설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유통 계열사 GS리테일은 호텔·식자재 부문을 분리해 전문성을 강화하는 등 GS그룹 전반이 사업 재편에 나섰다.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수처리 전문 자회사인 GS이니마의 지분 100%를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국영에너지회사 타카(TAQA)에 매각했다. 기업가치 기준 약 12억 달러(1조6770억원) 수준이다. GS이니마는 지난 2012년 GS건설이 1억8400만 유로(당시 약 2680억원)에 인수해 키워온 기업이다. 당초 기업공개(IPO)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자금 확보 차원에서 매각을 단행했다.
GS건설은 다른 비핵심 자산도 줄줄이 매각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인수한 영국 철제구조 모듈 자회사 엘리먼츠유럽(Elements Europe)은 청산절차에 돌입했고, 자이엘리베이터(舊 GS엘리베이터)의 지분 55%와 자이에너지운영 지분 82.5%를 제니시스PE에 매각했다. 이와 함께 베트남 알폼공장과 베트남 석고보드 공장 등의 매각을 추진하는 등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GS그룹 내에서 GS건설은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지난 2023년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로 5500억원의 재시공 비용을 떠안은 뒤 재무 건전성이 악화된데 따른 것이다.
지난 3월말 별도기준 GS건설의 현금 및 단기금융상품은 1조7000억원으로, 앞으로 1년 내에 만기 도래하는 차입금 2조1000억원 관련 금융 비용 및 배당금 지출에 대응할 여력이 부족하다. 이번 GS이니마 매각 대금을 모두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경우 부채비율은 현재 253%에서 189%로 하락하면서 재무부담이 경감된다.
다른 GS그룹 계열사들도 사업 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통 자회사인 GS리테일은 지난해 12월 인적분할하면서 호텔과 식자재 사업을 담당하는 신설 지주회사 GS P&L을 공식 출범했다. GS P&L은 파르나스호텔과 후레쉬미트를 자회사로 두고 호텔업의 전문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존속 회사인 GS리테일은 유통업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복잡한 사업구조를 단순화했다.
GS그룹 매출의 약 57%를 차지하는 정유 계열사 GS칼텍스도 지난해 초부터 전국 55개 주유소 매각 절차를 진행하면서 현금 흐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GS그룹 내에서 GS건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자산 매각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