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보잉 항공기 103대 도입 등 70조원 규모 대미(對美) 투자 계획을 밝힌 가운데, 그룹사 전체의 기단 선진화와 통일화 작업을 염두에 둔 투자라는 해석이 나왔다. 회사 CAPEX에는 큰 부담이겠지만, 항공기 도입 경쟁이 이어지는 시장 환경에선 '합당한 선제적 투자'라는 분석이다.27일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보잉사 항공기 103대 등 70조원에 달하는 대미 구매 계획을 발표했다"며 "362억 달러(약 50조원) 상당의 보잉사 차세대 고효율 항공기 103대를 추가 도입한다. 777-9 항공기 20대, 787-10 항공기 25대, 737-10 항공기 50대, 777-8F 화물기 8대로 2030년대 후반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된다"고 밝혔다.
그룹사 전체의 기단 선진화와 통일화 작업을 위한 투자라는 설명이다.
2분기 말 IR 자료 기준(아시아나 화물 매각 반영)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그룹사 5개사 보유 항공기는 총 290대"라며 "대한항공은 여객기 138대, 화물기 23대를 보유 중이고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70대, 2대를 보유 중이다.
박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이전, 대한항공의 항공기 도입 계약은 통상 진에어 재임차 물량을 포함했던 만큼 이번 계약도 전체 그룹사 기단 선진화 및 기종 통일화 작업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계약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중대형 기단은 B777-9 및 B787-9/10 중심으로 선진화, 통일될 전망"이라고 했다.
다만 CAPEX(설비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점은 큰 부담이다. 다만 초대형 글로벌 항공 그룹 입지를 다지기 위한 선제적 투자라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예비 엔진 등을 제외하고 약 51조원 규모의 항공기 도입은 회사 CAPEX에 다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도입 시작 이후 연간 2조원 중반대의 CAPEX 증가를 예상한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대한항공의 연결 기준 CAPEX는 약 2조9000억원이다. 여전히 지속되는 글로벌 항공사들의 기재 도입 지연 등의 상황을 감안하면 당장 현금흐름에 무리되는 수준은 아닐 전망"이라며 "항공기 도입 경쟁이 지속되는 시장 환경에서 합당한 선제적 투자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