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22일 13:2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세탁 프랜차이즈 업계 1위 크린토피아가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 품에 안긴다. 이달 중 숏리스트 선정 발표가 예정됐지만 본입찰도 없이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딜이 진행됐다. 스틱은 6000억~6500억원에 JKL파트너스로부터 크린토피아를 인수한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JKL파트너스는 크린토피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스틱을 선정해 통보할 예정이다. 거래가격은 6000억~6500억원 수준이 거론된다. 당초 잠재 원매자들의 입찰 제안을 받아 이달 중 숏리스트(인수 적격후보) 선정을 앞두고 있었으나 본입찰도 건너뛰고 스틱인베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점찍었다. 다수의 글로벌 PEF들이 투자설명서(IM)를 수령하는 등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JKL과 스틱의 크린토피아 거래가 이례적인 '속전속결'로 진행된 데는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JKL은 투자금 회수(엑시트)가, 스틱은 바이아웃 '빅 딜' 트랙레코드가 시급했다는 것이다. JKL은 핵심 포트폴리오인 롯데손해보험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다. 후순위채 콜옵션 사태로 올초 금융당국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반드시 크린토피아 매각을 성사시켜 LP들에게 투자금 회수 지연 부담을 덜어낼 필요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소수지분 투자에 주력했던 스틱은 바이아웃 분야에서 대형 거래가 없었지만 크린토피아로 트랙레코드를 쌓게 됐다. 스틱은 올해 굵직한 거래엔 거의 모두 참전했다. SK실트론, SK에코플랜트 환경 자회사(리뉴어스, 리뉴원) 등 시장에 나온 대형 매물을 대부분 검토했으며 HS효성첨단소재 타이어스틸코드 사업부 거래에선 숏리스트에도 들었지만 우협 선정에서 고배를 마셨다.
스틱은 이번 크린토피아 딜을 놓고 '반드시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매각 측에 피력했다는 후문이다. 통상 PEF간 손바뀜이 일어나는 세컨더리 딜은 기업 밸류업 여지가 크지 않아 PEF 입장에서 투자 매력도가 낮다. LP들도 좋아하지 않는다. 기업가치는 제자리인데 같은 자산에 두 번 투자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JKL과 스틱은 둘 다 토종 대형 운용사로 LP 풀이 겹친다. 그럼에도 스틱은 협상 과정에서 거래 종결 안정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양측은 연내 본계약 체결까지 마칠 예정이다.
크린토피아는 전국 3200여개 가맹점을 보유한 국내 최대 세탁 프랜차이즈 업체다. 병원, 호텔 등 B2B 세탁으로도 서비스를 확장했다. JKL은 2021년 약 1900억원에 크린토피아를 인수한 이후 사업 다각화와 수익성 개선 작업을 진행해왔다. 지난해 크린토피아의 상각 전 영엽이익(EBITDA)은 365억원이다. 올해는 상반기 실적이 개선되며 500억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송은경 기자 nora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