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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탄소배당, 한국에도 도입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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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탄소배당, 한국에도 도입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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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ESG] 스페셜 리포트 - 스위스 탄소세




    <전문>
    지난 7월 10일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스위스 탄소세를 언급하며 “우리에게도 적용 가능할지 검토해달라”고 말한 바 있다. 다른 나라는 재원을 일반 회계에 편입하지만, 스위스는 3분의 2는 개인·기업에 대한 사회보험료를 감면하거나 환급하고, 3분의 1은 건물 에너지효율화, 신재생에너지 개발 프로그램이나 환경부 소관 친환경 기술보증기금에 출연하는 특징을 보인다. 탄소세에 대한 논의를 더 심화하기 위해 김정인 중앙대 경제학부 명예교수의 특별 기고를 싣는다.


    유엔의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중심으로 전 세계가 2050년까지 탄소제로 감축을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다양한 기후, 환경정책이 대두되고 있다. 1990년 핀란드에서 최초로 도입한 탄소세, 2005년 유럽에서 시작한 탄소배출권거래제, 탄소감축 차액 계약제, 2026년부터 시행되는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기후변화 관련 재무 정보 공시(TCFD), 심지어 자연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NFD) 도입도 연구 중이다.


    미국도 유럽연합(EU)의 CBAM과 유사한 ‘청정경쟁법(CCA)’과 ‘해외 오염관세법(FPFA)’ 입법화를 추진하고 있다. 두 법안 모두 수입품의 탄소배출량에 따라 관세를 부과한다는 점에서 기업에 큰 부담이다.

    기업의 관심을 끄는 것은 탄소가격과 연계한 것으로 탄소세, 배출권거래제, CBAM일 것이다. 세 정책 모두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것과 직결된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탄소세와 배출권거래제는 환경 효과와 경제적 효율성을 지녔으나, 국가마다 정책 선호도가 다르다. 이번 기고에서는 탄소세를 대상으로 주요국의 도입 현황과 특이점 및 스위스식 탄소 기본소득의 시사점과 도입 효과를 살펴본다.





    탄소가격 제도의 정의와 차이점


    탄소세는 화석연료에 함유된 탄소 성분을 과세표준 삼아 화석연료 생산이나 이용에 세금을 부과한다. 배출권거래제는 정부가 탄소배출 감축 의무가 있는 기업에 배출 총량을 할당한 후 탄소배출량이 할당량보다 많으면 배출권을 구입하고, 배출량이 적으면 남은 배출권을 판매할 수 있다. 중국은 지난 3월부터 기존 전력 산업 이외에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산업으로 확대해 대상이 2200개에서 3700개로 증가했다. 일본은 2026년부터 연 10만 톤 이상 배출 기업을 대상으로 ‘GX-ETS’를 의무화하며, 일본형 탄소 크레디트(Japan-credit)만 허용한다.

    탄소국경조정 관세는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탄소가 기준치보다 많이 배출되는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2026년부터 EU에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수소, 전기, 비료 등 6개 제품을 수출하려는 기업은 분기별로 탄소배출량을 의무적으로 신고하고 탄소배출량에 따라 관세를 부담해야 한다.


    세계은행이 발표한 ‘2025년 탄소가격제 현황과 동향’에서는 2024년 전 세계 탄소가격제가 창출한 세수는 약 140조 원이며, 50% 이상이 환경·개발사업 등에 재투자됐다고 한다. 또 전 세계 온실가스배출량의 28%가 가격을 규제받았으며, 탄소배출권 수요가 2023년 대비 3배 이상 급증했다고 한다.

    탄소배당하는 스위스



    2024년 기준 세계적으로 탄소세는 39개국, 배출권거래제는 36개국에서 도입하고 있다. 탄소세는 1990년 핀란드가 처음 도입했으며, 유럽에서 탄소세를 도입한 국가는 23개국, 배출권거래제는 34개국, 탄소세와 거래제를 동시에 하는 국가는 21개국이다.

    최근에는 네덜란드(2021), 룩셈부르크(2021), 헝가리(2023)가 탄소세를 도입했다. 유럽에서 탄소세 과세 대상이 되는 온실가스는 전체 배출량의 평균 40% 수준으로, 주로 수송이나 건물(난방) 등에 적용된다. 아시아 국가에서는 일본이 탄소세를 운영 중이다. 대부분 국가에서 배출권거래제도 참여 부문에 대해 일부 혹은 전부 탄소세를 감면하거나 거래제에서 비할당 부문인 경우 제외해 이중 부담을 없애고 있다.

    독특한 방식을 취한 나라는 스위스, 영국, 네덜란드다. 영국은 거래제에서 발생하는 가격 변동성을 보완하기 위해 탄소가격 하한제(CPF)를 운영하고 있다. 발전에 한정해 운영하며, 배출권 가격이 정부에서 정한 가격 하한보다 낮으면 배출권 가격과 정부 가격 하한값의 차이만큼 기후변화세(CCL)를 추가해 부과한다. 주요 목적은 화력발전 퇴출인데, 한시적으로 운용된다. 유럽에서 탄소세율이 EU ETS 평균 가격보다 높게 설정된 국가는 스위스,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네덜란드 등 6개국 등이다.

    네덜란드는 목표 배출량을 초과하는 온실가스배출 사업자는 거래제에서 배출권을 구입하는 비용에 탄소세까지 지불해 탄소비용이 가중된다. 그러나 목표 감축량보다 초과하면 초과 감축분만큼 과거 납부한 탄소세를 최대 5년치까지 환급받는다(이동규, 2021).

    스위스는 가장 독특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2024년 3월 15일 개정된 CO₂법은 2025년 1월 1일부터 발효되어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온실가스배출량을 50% 감축하는 것으로 재정유인, 기후보호 투자, 기술혁신을 하도록 설계되었다. 또 올해부터 ‘넷제로 로드맵 지침’이 시행되어 농업 외 모든 기업은 스코프 1·2(직간접배출량)를 반영한 탈탄소화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 자율적이지만, 기후보호 및 혁신법(CIA)의 재정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필수 조건이다. CIA법은 2025년에 2050년 감축을 달성하기 위해 제정됐다. 기업은 5년 단위 중간목표와 이산화탄소 감축목표도 설정해야 한다.

    그러나 가장 독특한 부분은 가칭 ‘탄소 기본소득 또는 탄소배당’이라고 할 수 있다. 기본소득이 중요한 정책인 현 정부에서 가장 관심을 보이는 사안이다. 2008년 난방유, 천연가스, 석탄 등 건물 난방용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개인과 기업을 대상으로 탄소세를 도입하고, 소규모 사업체도 포함했다. 수송 연료는 기존 유류세로 관리 중이다. 그러나 중·소 규모 사업체, 자발적으로 배출권거래제에 참여하는 기업, 연방정부와 감축 의무 약정을 체결하면 이중과세 방지를 위해 탄소세에서 제외하고 있다.

    2008년 도입 당시 탄소세율은 톤당 12프랑(CHF)(약 1만4800원)이었는데, 2016년 84프랑, 2018년 96프랑(약 11만8400원)으로 인상되었다. 2025년 기준 탄소세율은 1 tCO2e 당 120스위스프랑(약 20만 원)이다. 과세 방식은 에너지세 소비량 기준에 탄소세를 추가 과세한다. 예컨대 천연가스는 에너지세 CHF 0.003/kg + 탄소세 CHF 0.33/kg으로 총 0.333/kg이며, 난방용 경유는 에너지세 CHF 0.003/ℓ + 탄소세 CHF 0.319/ℓ 로 총 0.322/ℓ 다. 세율 인상은 탄소시행령에 미리 규정되는데, 중간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미달성 정도에 따라 인상될 세금 액수가 정해져 있다.

    가장 흥미로운 것이 재원 활용이다. 대부분 탄소세 도입 국가는 재원을 일반회계에 편입하지만, 스위스는 특정 목적을 위해서만 활용한다. 탄소세의 연간 세수입은 약 14억 스위스프랑(약 2조4000억 원)에 달하는데, 이 중 3분의 2는 개인·기업에 대한 사회보험료를 감면하거나 환급되고 3분의 1은 건물에너지 효율화, 신재생에너지 개발 프로그램이나 환경부 소관의 친환경 기술보증기금에 출연한다.

    이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스위스는 이미 2000년 1월부터 ‘환경보호법’에 의거해 휘발성 유기화합물(VOC) 배출을 감축하기 위해 VOC 부담금(VOC-Abgabe)을 징수하고 있으며, 지금도 균등하게 국민에게 환급해준다. 탄소배당도 이런 사례를 준용한 것이다.

    자세히 보면 개인의 기본소득 대상자는 3개월 이상 체류하는 사람은 국적 불문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기초 건강보험 가입자가 대상이며, 탄소세수가 균등하게 배분된다. 이때 개인은 탄소배당과 함께 VOC 배당금도 함께 받는다. 2024년 개인 탄소배당금은 64.20프랑(약 10만 원)이다.

    기업 배당은 징수한 탄소세액을 고용주에게 배분하는데, 배당금액은 모든 기업이 균등한 것이 아니라 피고용자의 노령연금 납부를 위한 임금 총액에 비례한다. 이 배당은 환경부 위탁을 받은 지역 노령연금 담당기관이 실시한다. 고용주의 노령연금 보험료를 정산하는 과정에서 배당금액이 많으면 차액을 지급한다(정원호, 2021).


    탄소 기본소득의 효과와 시사점

    탄소배당 지급의 장점을 정원호(2021)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첫째, 탄소세는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가계의 탄소배출 감축을 가져왔으며, 다른 정책 수단에 비해 예컨대 건물 개량 프로그램보다 2~3배 더 큰 효과를 보였다. 두 번째, 가계 부문에서 저탄소?무탄소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기여했다. 세 번째는 탄소세 인상액을 사전에 공지해 기업, 가계의 저탄소 투자를 유도했다. 토마스 뢰(2018)의 연구에서도 탄소세가 60프랑 이상이면 에너지와 서비스 부문에서 감축이 나타나는 것을 실증 분석했다. 과거 10년 동안 난방용 에너지 소비는 28.1% 감소했다.

    그러나 조세 저항으로 탄소세 도입이 좌절되거나 현행을 유지하는 경우도 있었다. 스위스는 2021년 국민투표에서 자동차 연료에 추가 부담금과 항공권에 세금을 부과하는 개정안이 3% 차이로 부결됐다. 이후 연방의회에서 최종 합의되어 현재의 법이 됐다. 프랑스는 2018년 탄소세 세율 인상에 반대하는 노란조끼 운동으로 탄소세 인상안이 철회되었고, 호주는 탄소세로 에너지 요금 부담이 늘자 시행 2년 후인 2014년 폐지했다.

    일반적으로 탄소세의 장점으로는 공공부문에서 수익을 창출한다든가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이 가능하고, 법인세나 부가가치세를 대체하는 것으로 본다. 또 세금 대상자에게 투자 계획의 확실성을 제공해 투자를 유도한다. 그리고 고용 창출 효과, 도입하기 간편하며 복잡한 재정 인프라가 필요 없다는 점 등이다. 단점은 배출량 감소 목표 달성의 불확실성과 조세 저항, 주요 산업과 산업 기반에 적절하지 않은 영향력을 미칠 가능성 존재, 목표 초과 시 수익 장치가 없다고 할 것이다.

    이 같은 장단점을 고려할 때 스위스의 경우 산업이나 발전 부문을 좀 더 연구해야 하지만, 현재까지 운영을 고려하면 장점이 있다고 본다. 즉 세수를 조세 중립 차원에서 철저히 이용한다는 점, 의료보험이나 사회보장 등을 감면·환급함으로써 조세 중립에 충실하다는 점, 배당이 균등하게 분배되어 에너지를 덜 쓰는 취약층이나 에너지 빈곤층에 대한 혜택이 있어 소득 대체 효과가 있다는 점, 그리고 저탄소에너지 전환을 유도하고 탄소감축 목표 달성에 기여한다는 점이다.

    산업계에는 거래 제도에 참여하거나 연방정부와 협약을 맺으면 이중 부담을 갖지 않도록 해 경쟁력을 고려하는 점도 긍정적이다. 건물 부문은 24시간 운영되는 경우가 많은데, 전 과정으로 분석하면 많은 탄소배출을 하고 있는 건물을 대상으로 한 것도 의미가 있다. 수송이나 항공으로 확대하려는 것도 타당하다.

    다만, 탄소세액이 점점 증가하는 것은 양날의 칼이다. 세수가 매년 다르지만 약 2조 원으로 건물 부문이나, 특히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한 지원으로는 많은 편은 아니라고 본다. 증액보다는 대상을 확대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적정 세율이 얼마인지 설정하는 것도 과제다. 조세 저항을 최소화하는 것이나 탄소세로 인해 화석연료 가격이 상승하면 저소득층이 상대적으로 더 고통받는 ‘역진(逆進)성’ 해결 문제도 중요하다. 저소득층에 대해 에너지 바우처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방안이다.

    결론적으로, 스위스의 탄소세 정책은 건물이나 가정이 취약한 한국에서 심도 있게 연구해야 한다. 다만 감축과 관련해 한국처럼 발전이나 산업 부문이 중요한 경우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는 만큼 조속한 연구와 논의가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다.

    김정인 중앙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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