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코스피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0"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9일 구 부총리는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해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우리 코스피 PBR이 얼마인지 아느냐"는 질문에 “10 정도 안되느냐”라고 답했다.
이에 이 의원은 “1.0이다"라며 "대만이 2.4, 일본이 1.6, 브라질과 태국이 각각 1.6, 1.7이고 신흥국 평균이 1.8”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코스피 지수 PBR은 약 1배 수준이다. 코스피 PBR이 10배를 기록하면 코스피지수는 3만을 넘어서게 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을 두고도 구 부총리와 이 의원은 설전을 벌였다. 구 부총리가 "남북한의 관계도 우리 주식시장의 PBR을 줄이는 큰 요인"이라고 언급하자 이 의원은 "남북 관계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이었던 건 옛날이야기"라며 "우리보다 안보가 더 불안정한 대만도 자본시장이 훨씬 활성화돼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정부 정책으로 코스피가 정상화될 것이라는 국민적 기대감이 큰데 7월 이후 정부 노력이 실종됐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구 부총리는 "한국 경제가 부동산에 과도하게 노출돼 있는 것은 리스크인 만큼 이를 줄이고 자본시장으로 가야 한다는 점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본시장 플레이어인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지 않은 상태에서 증권거래세를 낮춰 국민들을 주식시장에 뛰어들게 만들었다가 '부동산에 그냥 둘 걸' 하는 생각이 들면 안 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세제 지원보다는 기업의 체질 개선에 더 힘을 쏟겠다는 얘기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기준, 대주주 요건 등이 크게 강화하며 코스피지수가 하락세로 전환한 상황에서 구 부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개인 투자자의 분노를 사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의 PBR 수준도 제대로 알지 못한 상황에서 '코스피 5000'이라는 목표를 어떻게 달성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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