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3월 2일, 한국에는 ‘바이 코리아(Buy Korea)’라는 주식형펀드 중심의 투자캠페인이 전국적인 열풍을 일으켰다. 외환위기 이후 ‘저평가된 한국을 사라’는 슬로건과 함께 정부의 구조조정, 금융시장 개방, 외국인 투자 확대 등의 정책이 맞물리며 출시 3~4개월 만에 10조원 이상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이 캠페인의 가장 큰 의미는 ‘한국을 믿고 투자하라’는 구호 아래 애국심 마케팅을 중심으로 펀드 등 간접투자에 대한 관심을 제고했다는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 외에 펀드라는 투자상품으로 선택의 폭이 넓어지게 됐다.지난해 필자는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발맞춰 ‘어게인 바이 코리아(Again Buy Korea)’를 전사적으로 준비했다. 또 한 번의 투자 열풍을 기대한 이유는 과거와 달리 투자에 대한 개념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소위 급등주만 좇는 ‘뇌동매매’가 주를 이뤘다면 지금은 스스로 공부하고, 투자정보도 충분히 찾아보는 자산 증식 목적의 ‘건강한 투자’를 하는 투자자가 많아졌다. 투자 상품도 다양해져 적절히 잘 투자하면 충분히 좋은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국내 증시가 우호적이지 않은 흐름을 이어간 반면 상대적으로 미국 주식은 호황을 구가하면서 기대만큼 좋은 결과가 나오진 않았다. 그러나 직원들에게 “고객을 위해 좀 더 좋은 기업을 찾아서 권해드리자, 고객의 자산이 안정적으로 늘어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바꿔보자”라고 당부한 것들이 올해 한국 증시가 상승하면서 조금씩 좋은 결과를 이뤄내고 있다. 고맙게도 우리 직원들이 열심히 따라와 준 덕분이다.
20여 년 새 금융시장은 놀랄 만큼 변했다. 이제 고객의 투자처는 국내를 넘어 전 세계로 확장됐고, 투자 상품도 점차 복잡해지고 있다. 미국·중국·일본·베트남·영국 등 해외 주식시장에도 직접 투자할 수 있게 됐고 사모펀드 투자, 해외 부동산투자, 대체투자 등에도 참여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선 선택지가 많아졌지만, 그만큼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수익률 격차도 커졌다.
이제는 과거처럼 ‘시장 전체에 올라타는’ 방식만으로는 안정적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고, 그렇기에 더욱 중요한 것이 건전한 투자문화다. 투자자 스스로 명확한 투자 목적을 세우고, 다양해진 투자 대상에서 가장 좋은 수익을 가져다줄 국가, 상품 등을 잘 선택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가와의 충분한 상담도 필요하다. 자신의 투자 성향을 이해하고, 감당할 수 있는 위험의 수준을 파악하며 ‘왜 이 자산에 투자하는가’라는 질문에 분명한 답을 가질 수 있을 때, 비로소 건전한 투자라고 할 수 있다. 건전한 투자문화의 ‘생큐 코리아(Thank you Korea)’가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10배 수익 날 종목만 찾던 예전의 투자문화로 되돌아가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