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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작아 보이는 시장을 지금 주목해야 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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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작아 보이는 시장을 지금 주목해야 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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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글라데시는 인도 동부에 위치한 인구 1억7000만명 규모의 국가로 세계에서 8번째로 인구가 많다. 국토는 한반도의 약 60% 수준이지만, 인구밀도는 ㎢당 1350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아직 한국에서는 방글라데시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다. 양국의 교역 규모는 50위권을 맴돌며 대부분의 한국인에게는 여전히 낯선 나라다.

    하지만 방글라데시와 한국의 인연은 생각보다 깊다. 1970년대 한국 기업들이 처음 진출해 방글라데시 수출의 85%를 차지하는 기성복(RMG) 산업의 기반을 다졌다.


    그중 대표적인 기업인 영원무역은 현지에 최초의 의류공장을 세운 후 지금은 연 매출 3조5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약 8만명의 방글라데시 인력을 직접 고용하고 있으며, 현지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방글라데시는 높은 성장 잠재력을 품고 있다. 최근 10년간 평균 경제성장률은 6.6%로 같은 기간 동아시아 평균인 4%를 크게 앞질렀다. 현지 진출 한국 기업 수도 100개 수준이다. 특히 올 들어선 인조섬유, 모빌리티, 유통 등 신산업 부문에서 진출 문의가 늘고 있다.


    인프라 건설 분야는 방글라데시의 대표적 유망 산업 중 하나다. 한국 기업이 시공한 신규 국제공항이 내년 다카에서 개항할 예정이며, 향후 10년간 6개 이상의 메트로 노선과 신도시 개발도 계획돼 있다. 기존의 천연섬유 위주의 봉제산업도 점차 인조섬유, 신발, 가방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되고 있다. 동시에 K-뷰티를 중심으로 한 화장품 시장은 최근 5년간 3배 이상 성장했으며, 8월엔 방글라데시 최초의 대형 뷰티 전시회가 열리고 KOTRA에서도 한국관을 함께 운영한다.

    내년 방글라데시가 저개발국가(LDC) 특혜국에서 졸업하면서 2032년까지 제약 산업 내 원료의약품 생산과 연구개발(R&D) 분야 수요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평균 연령 26세의 풍부한 청년 인력을 활용한 인공지능(AI) 학습용 데이터 라벨링, 태깅 등 데이터 전처리 분야에도 관심도 커지고 있다. 작년에는 한-방글라데시 간 탄소배출권 이전 업무협약(MOU)이 체결됐고 이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폐기물, 수처리, 농법 개량 등 다양한 분야에서 탄소 감축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방글라데시의 잠재력은 ‘벌판의 개구리' 비유를 떠올리게 한다. 물이 많은 우물가의 수많은 개구리는 서로 자리 경쟁이 치열하지만, 아직 눈에 띄지 않는 벌판 끝 작은 웅덩이를 택한 개구리는 한 번의 비로 큰 연못의 주인이 될 수 있다.

    물론 밝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방글라데시는 지난 15년간 부정부패와 정치적 혼란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8월 대규모 국민 봉기로 독재정권이 붕괴하고 유누스 박사가 이끄는 과도정부가 들어섰지만 여전히 정치적 불안정성이 남아있다. 외환보유액 부족, 행정 비효율성, 복잡한 비자·송금 절차 등도 투자자들에게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최근 방글라데시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도정부 출범 후 외환보유액이 200억달러 미만에서 275억달러로 늘어났고, 내년 2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안정성도 개선되는 중이다. 한국 정부는 2027년까지 30억달러 경제개발협력기금을 약정하며 현지 인프라 건설 시장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IMF, 월드뱅크, ADB, JICA 등 주요 국제기구들도 건설 외에 ICT,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지금이 바로 방글라데시 시장을 살펴볼 시점이다. 총선 후 새로운 정부는 많은 프로젝트를 재개할 것이다. 실제로 최근 한국 건설, 유통, 제조 기업들의 현지 진출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 아직은 작아 보이는 시장이지만, 선제적 투자와 관심을 통해 작은 웅덩이가 큰 연못으로 변하기 전에 미리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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