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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 포레스트', 환경·기술·브랜드를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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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 포레스트', 환경·기술·브랜드를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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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ESG] 케이스 스터디 - 현대자동차

    2016년, 한국 사회의 최대 환경 현안은 미세먼지였다.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였지만 대책은 더뎠고,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도 기부·봉사 중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던 시기였다. 현대차는 이 상황에 주목했다. 전동화 라인업 ‘아이오닉’ 출시와 맞물려 매립지 황무지를 숲으로 복원해 미세먼지를 줄이는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아이오닉 포레스트’다.

    프로젝트는 시작부터 기존 사회공헌과 달랐다. 현대차 지속가능기획팀은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자’는 원칙을 세웠다. 기술과 제품, 글로벌 네트워크라는 기업 고유 역량을 적극 활용하는 방식이다. 남정현 지속가능기획팀장은 “다양한 사회문제가 있지만, 우리 역량을 투입했을 때 임팩트가 가장 큰 영역에 집중하는 것이 지속성과 효과성을 모두 확보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아이오닉 포레스트는 전기차와 숲이라는 두 요소를 연결했다. 전기차는 주행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아 ‘감축’ 효과를 내고, 숲은 대기 중 탄소를 흡수해 ‘상쇄’ 기능을 한다. 남 팀장은 “아이오닉 라인업이 감축 역할을 한다면, 포레스트는 상쇄 기능을 수행한다”며 “두 영역이 결합해 브랜드와 환경·사회공헌이 시너지를 내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양묘장 조성해 생물다양성 보전 나서


    첫 무대는 인천 수도권매립지 개발지구였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대기 정화 수종 2만2000여 그루를 식재하고, 임직원과 시민 자원봉사자가 함께 숲을 가꿨다. 현장을 찾은 임직원들은 맨땅에 나무를 심으며 프로젝트의 상징성을 체감했다. 시간이 흐른 뒤 매립지는 울창한 숲으로 변했고, 현대차가 진정성 있게 장기적으로 이어갈 때 어떤 변화가 가능한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이후 아이오닉 포레스트는 시대와 지역이 직면한 환경문제에 맞춰 진화했다. 2022년에는 강원 홍천에 멸종위기종 구상나무 양묘장을 조성해 생물다양성 보전에 나섰다. 2025년에는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과 협력해 울진 산불 피해지 복원을 시작했다. 산불로 훼손된 지역은 접근성이 떨어져 복구가 어려웠지만, 전기차 특장 차량과 드론을 활용해 작업 효율을 높였다.



    해외 사업장에서도 지역 고유의 환경문제 해결을 중심에 뒀다. 브라질에서는 혼농임업 방식을 적용해 산림 파괴를 막고, 베트남 메콩강 삼각주에서는 새우 양식으로 훼손된 맹그로브 숲을 복원하며 지역 농가 지원을 병행했다. 체코와 튀르키예 생산 거점 인근에서도 산림 복원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각 국가마다 안고 있는 환경·사회 이슈를 분석해 맞춤형 프로젝트로 설계하는 것이 특징”이라는 게 남 팀장의 설명이다.




    13개국에서 운영...누적 식재 100만 그루 돌파

    아이오닉 포레스트의 차별화 요소는 3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현대차의 기술 역량을 접목했다. 전기차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9’을 개조해 산림 관리 전용 차량으로 활용하고, ‘아이오닉 드론 스테이션’을 구축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에 시드 볼(seed ball, 토양·점토·유기질·씨앗을 섞어 작은 구 형태로 만든 식재 도구)을 투하하는 복원 방식을 연구한다. 전기차 특유의 무배출·저소음·저진동 특성은 환경영향을 최소화한다.


    둘째, 브랜드 아이덴티티와의 결합이다. 아이오닉은 현대차 전동화 전략의 핵심 브랜드다. ‘깨끗한 공기와 미래 세대와의 공존’이라는 철학을 숲 조성과 연결해 브랜드와 공유가치 창출(CSV) 활동 간 메시지를 일관되게 유지했다. 셋째, 지속가능성이다. 단발성 성과로 끝나지 않도록 국가기관·국제기구·NGO와 협력해 복원지를 보전 지역으로 지정·관리했다. 이를 통해 개발로 인한 훼손을 막고, 장기적 생태계 복원을 가능하게 했다.

    2025년 7월 기준 아이오닉 포레스트는 13개국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누적 식재량은 100만 그루를 돌파했다. 현대차는 이를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국제 생물다양성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자산으로 본다. 체코 등 일부 지역에서는 생물다양성 지표를 모니터링하는 등 질적 성과 분석도 진행 중이다. 남 팀장은 “숫자보다 중요한 건 생태계 복원과 지역사회 상생이라는 본질적 가치”라며 “각국 사업장에서 사명감을 갖고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고 강조했다.



    누적 100만 그루 식재는 상징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일반적으로 나무 한 그루가 연간 5~10kg 탄소를 흡수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연간 약 5000톤의 이산화탄소 흡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정량적 성과는 현대차가 글로벌 ESG 공시에서 ‘생태계 복원’ 항목을 보고할 때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나아가 현대차는 육지 생태계 회복을 위해 아이오닉 포레스트를 중심으로 한국, 남미, 북미,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2035년까지 200만 그루 나무를 심어 육지생물 개체수 증대를 위한 서식지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35년까지 2000ha의 숲·초지 등 육지생태계를 재생하는 목표를 세웠다.

    ‘나무 특파원’의 탄생...숲의 변화 전한다

    아이오닉 포레스트가 대중적 인지도를 크게 높인 계기는 최근 진행한 ‘나무 특파원(Tree Correspondents)’ 캠페인이다. 이는 수년간 프로젝트를 진정성 있게 추진해온 결과 기획된 글로벌 캠페인으로, 나무가 기자가 되어 기후변화로 인한 숲의 변화를 전한다는 독창적 콘셉트를 채택했다. 아이오닉 포레스트가 위치한 브라질·체코·한국의 주요 일간지, 글로벌 매거진 등에 나무의 기사가 실리며 대중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위성·토양·엽면 센서 데이터를 스토리텔링에 녹여낸 이 영상은 8월 14일 기준 유튜브 조회수 7000만 회를 기록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영상은 한 그루 나무의 목소리로 시작된다. 화면 속 자막과 내레이션은 “사람들은 나무가 땅속 뿌리의 깊이만큼 오래되고 지혜로운 존재라고 말합니다”로 운을 뗀다. 나무는 숲과 생태계에 관한 지식이 깊지만, 오랫동안 아무도 그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고백이 이어진다. “아마도 목소리가 없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다릅니다”라는 대목에서 카메라는 세계 곳곳의 숲을 차례로 비춘다. 현대차가 아이오닉 포레스트를 통해 13개국에 1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은 발자취가 장면마다 포개진다.

    이어 ‘트리 코레스폰던츠(Tree Correspondents)’라는 타이틀이 화면 중앙에 나타나고, 나무가 인공지능(AI) 기술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기사를 쓰는 방법이 펼쳐진다. 나무 위치에 맞춰 수집된 위성 데이터, 토양 수분과 온도를 감지하는 지하 센서, 엽면 습윤 센서가 전하는 수분 수준, 식물의 광량 데이터를 추적하는 장면이 차례로 재생된다.

    거대언어모델(LLM)이 데이터를 분석하고 기사 형태로 자연스럽게 재구성하는 맞춤형 과정을 거쳐 이 데이터들이 ‘나무의 시선’에서 쓴 기사로 변환되는 과정이 시각적으로 구현된다. “인간은 너무 오랫동안 자연을 자신의 방식대로 이야기해왔습니다. 이제 나무가 스스로 이야기할 시간입니다”라는 문장은 캠페인의 철학을 압축한다. 영상의 마지막, 나무는 관객에게 묻는다. “이제 제가 말할 수 있게 되었는데, 여러분은 제 말을 들어줄 건가요?”

    남 팀장은 “홍보를 위한 기획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활동을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한 결과”라고 말했다. 브랜드 마케팅 부서와 긴밀하게 협업해 글로벌 사업장과 고객이 함께 참여함으로써 산림 보전의 중요성을 알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 것이다. 프로젝트를 ‘자랑’하는 대신, 대중이 숲과 나무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캠페인이라는 평가다.

    글로벌 기업 다수가 탄소중립 로드맵에 산림·습지·해양 생태계 복원을 포함하지만, 모빌리티 산업이 자사 기술을 직접 투입해 생태계 복원 효율을 높이는 사례는 드물다. 특히 전기차와 드론, 데이터 기반 모니터링을 통합한 현대차의 모델은 단순 후원형 CSR을 넘어 핵심 사업 역량을 사회적가치 창출에 적용한 CSV 사례로 남을 것으로 기대된다.



    드론 등 활용해 산불 피해 복원에도 참여

    아이오닉 포레스트의 접근법은 국제적으로도 주목받는 ‘자연 기반 해법’ 흐름과 맞닿아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을 위해 생태계 복원·보호를 결합한 솔루션을 확대할 것을 권고한다. 사실 국내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를 글로벌로 확산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각국의 법제도, 환경 여건, 문화가 달라 설득과 조율이 필수였다. 남 팀장은 “각 사업장을 하나의 비전 아래 묶는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큰 과제였지만, 이를 극복하며 현대차의 대표 CSV 프로젝트로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올 하반기에는 울진 산불 피해지에 ‘아이오닉 드론 스테이션’을 처음 투입하기로 했다.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에 시드 볼을 투하해 복원을 가속화하는 실험이다. 국내에서 효과성이 입증되면 해외 확장도 고려하기로 했다. 남 팀장은 “프로젝트를 시대 유행에 따라 사라지는 캠페인이 아니라 장기적 유산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는 또 “모빌리티 기술이 발전할수록 숲 복원 솔루션도 정교해질 것”이라며 “기후변화 대응, 생물다양성 보전, 지역사회 상생이라는 철학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캠페인을 진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박스 인터뷰


    “아이오닉 포레스트, 지속가능 유산으로 남길 것”
    남정현 현대차 지속가능기획팀장


    - 아이오닉 포레스트의 가장 큰 목표는.

    “단순한 CSR(기업의 사회적책임) 활동이 아닌, 현대차의 핵심역량을 활용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변화를 만드는 것입니다. 단기 이벤트성 식재 활동이 아니라 복원된 숲이 수십 년간 생태계와 지역사회에 가치를 전하도록 프로젝트를 설계했습니다. 특히 모빌리티와 환경 프로젝트가 시너지를 내는 구조를 고민한 끝에 전기차, V2L(전기차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에너지를 외부 전원으로 사용하는 기술) 등 현대차의 기술 자산이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 향후 5~10년간 프로젝트의 발전 방향은.

    “시대별·지역별 환경 이슈에 맞춰 프로젝트를 진화시키돼 브랜드 철학과 지속가능성 원칙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단기적으로는 기후 위기 대응과 생물다양성 보전을, 장기적으로는 기후 회복력 강화까지 목표 범위를 확장할 계획입니다. 아이오닉 포레스트를 현대차의 대표 ‘지속가능 유산’으로 남기는 것이 최종 비전입니다.”

    - 가장 가까운 실행 계획은.

    “2025년 하반기 울진 산불 피해지에서 산림청 산하 국립백두대간수목원과 함께 ‘아이오닉 드론 스테이션’을 활용한 시드 볼 식재를 진행합니다. 드론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험지에 씨앗을 살포하는 방식으로, 숲의 복원 속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시범 사업에서 효과성이 입증되면 미국, 유럽 등 해외 사업장 인근으로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 운영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프로젝트를 글로벌로 확산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각국의 기후·토양·법규가 및 지역사회 요구가 달라 표준화된 모델을 적용하기 어려웠고, 현지 사업장과 본사의 목표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또 프로젝트 취지를 현지 임직원과 지역사회에 설득력 있게 전달하기 위해 다국적·다분야 팀과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였습니다.”

    - 기술 접목의 의미는.

    “현대차의 친환경 모빌리티 기술을 산림 복원에 접목함으로써 환경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프로젝트 효과성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오닉 차량에서 충전·관제·보관하는 드론을 활용한 식재는 인력 접근이 불가능한 지역에서도 복원이 가능하게 했고, 위성·GIS 기반 데이터는 식재 후 생육 상태를 정밀하게 모니터링하는 데 활용되고 있습니다.

    - 프로젝트에서 파트너십은 어떤 역할을 하나요.

    “국가기관, 국제기구, 환경 NGO와의 협력은 장기적 숲 보전의 토대입니다. 각 지역의 생태·사회 특성을 잘 아는 파트너와 손잡고 현지 맞춤형 복원 전략을 세울 수 있으며, 지역사회 주민이 직접 복원 활동에 참여하도록 유도해 지속가능성을 높입니다. 단순 협업을 넘어 공동연구, 정책 제언, 교육 프로그램 등 다층적 파트너십을 지향합니다.”

    - 아이오닉 포레스트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기술과 브랜드가 환경과 사회문제 해결에 직접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나무 한 그루를 심는 행위가 단순한 상징을 넘어 기후변화 대응, 생물다양성 회복,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에게 알릴 계획입니다.”

    이승균 한경ESG 기자 cs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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