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국제사회 비판에도 가자지구에 군사 작전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유엔은 안전보장이사회 긴급 회의를 여는 등 이스라엘 결정에 즉각 반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10일(현지시간) 예루살렘 총리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마스가 무장 해제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하마스를 완전히 격파하는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가자시티와 중부 해변 캠프에 남아 있는 하마스의 두 거점을 해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8일 이스라엘 정부는 가자시티 점령을 위한 새로운 군사 작전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가자시티는 가자지구 북부에 자리한 도시로 이스라엘 통제 밖에 있는 지역 중 하나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75%가량을 점령하고 있다.
이날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 목표가 가자지구 점령이 아니라 해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가능한 한 빨리 전쟁을 끝내고 싶기 때문에 이스라엘군에 가자시티 점령 기간을 단축하라고 지시했다”며 “하마스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무관한 민간 행정부를 가자지구에 설립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가자지구 내 기근 사태 책임을 하마스와 유엔 탓으로 돌렸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충분한 원조를 허용했지만 하마스가 지원을 방해했고 유엔이 적절하게 분배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 발발 후 200만t에 달하는 지원을 제공했다”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기아를 조장한다는 건 하마스의 선전”이라고 반박했다.
같은 날 유엔 안보리는 미국 뉴욕에서 긴급 회의를 했다. 제임스 카리우키 유엔 주재 영국 대사는 “(이스라엘이) 군사 작전을 확대해도 갈등 종식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가자지구를 통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우호국인 독일도 가자지구 공세 확대를 이유로 이스라엘에 무기 공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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