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는 미래가 있을까? 최근 중국을 다녀온 사람들은 한결같이 얘기한다. 중국의 엄청난 공급과잉 정책으로 한국의 전통 제조업은 이미 끝났다고. 중국 정부와 지방정부의 천문학적 보조금과 관치금융을 통한 저리 융자는 수많은 공장을 양산하고 공급과잉을 통해 경쟁 기업의 씨를 말리고 있다고 한다. 알리와 테무 등은 말도 안 되는 최저가로 중국 제품을 전 세계로 밀어내며 이미 모든 제조업 제품 경쟁에서 경쟁국을 압도하고 있다.저가 제품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과 로봇, 전기차, 자율주행 등에서도 세계 주도권을 쥐고 흔들기 시작한 지 오래됐다. 15억 인구 중 가장 뛰어난 인재가 의대가 아니라 공대에 진학해 돈 버는 사업가가 되려고 밤잠을 줄여가며 일하는 나라와 경쟁한다는 것은 우리에게는 버거운 현실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앞선다. 그런 인재들이 함께 협업하며 새로운 거대 AI를 개발하고 활용하며 지식 생산의 퀀텀 점프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선도적 기업을 이끌고 있다.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왜 그럴까? 수년간 우리는 해결해야 할 개혁 과제를 전혀 이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편화한 형태로 개혁 과제를 토론하고 해결하려던 시도는 모두 실패했다. 진보 정부든 보수 정부든 포퓰리즘에 빠져 개혁 과제를 외면하고 미봉책만 내세우니 실패는 당연한 수순이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저출생 속도가 가장 빠르고 고령화는 가장 급속한 나라다. 결국 노동력 부족과 노동의 질적 문제가 잠재 경제성장률 하락을 이끌 것이다. 미래 산업에 투자하려고 해도 세금을 낼 사람이 부족하고, 급격한 인구구조 악화로 연금보험료를 낼 노동인구가 현저히 줄어들어 불평등한 세대 간 갈등이 표면화할 것이다.
연금개혁과 노동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는 AI가 노동을 대체하고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 시장이 형성될 것이기 때문에 인간에 대한 교육도 그런 관점에서 개혁해야 한다. 결국 우리 사회의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과 미래 경제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는 미래 산업구조에 대한 논의가 선행되고 미래 산업에 집중적 투자가 하루빨리 시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선 노동시장이 효율적으로 움직여서 새로운 산업구조를 떠받칠 수 있는 노동개혁이 필요하다. 양보다 질적인 인재를 우선하고 보상하는 구조로 개혁해서 충분한 보상을 근거로 한 시장과 산업구조 변화를 견인해야 한다.
그다음으로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교육 개혁이 필요하다. 현재의 교육 구조는 모든 사람이 일반 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소양을 기르는 전인적 교육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이제는 대학 교육조차 따라가지 못하는 산업이 주를 이루는 사회 구조에 발맞춰, 고도로 전문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필요한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 개혁이 시급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교육 현장은 여전히 의대 진학을 선호하는 입시 위주 교육에 머물러 있다. 교육을 입시 관점에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입시 개혁이 곧 교육 개혁이 돼서는 미래가 없다.
이런 모든 일이 가능해지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금융시장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전 세계에 다양한 투자 기회가 열려 있지만, 국내 자본시장과 금융시장의 경쟁력은 글로벌 랭킹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뛰어난 투자가를 양성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기업이 나와야 한다.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히 없애고, 투자가 필요한 분야에는 적시에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가 민·관·산·학이 손잡는 개혁 과제의 완수를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의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