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상법 개정안 등을 8월 4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하자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이는 모두 윤석열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날 주요 쟁점 법안에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소수 야당으로서 협상이 안 되면 유일한 방법은 필리버스터뿐”이라며 “쟁점 법안이 상정되면 법안 하나하나에 대해 무제한 토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방송3법과 상법 개정안, 노란봉투법과 관련해 문제가 있는 부분은 조정해 합의 처리하는 방향으로 하자고 전달했지만 긍정적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소속 의원에게 다음주 해외 출장은 물론 지역구 활동까지 금지하는 비상대기령을 내렸다.
7월 임시국회는 다음달 5일 밤 12시 종료되기 때문에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하면 이들 법안 처리는 8월 국회로 넘어간다. 민주당은 8월 임시국회를 소집해 이들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할 수 있는 의석(180석)을 보유해 필리버스터 개시 24시간 이후 표결을 거쳐 토론을 종결할 수 있다. 박상혁 민주당 원내소통수석부대표는 이날 의원들에게 보낸 공지를 통해 “필리버스터로 처리되지 못한 법안들은 8월 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여론전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방송3법 저지를 위한 연속토론회를 개최했다. 송 비대위원장은 “법 처리 과정도 숙의 없는 졸속이고, 법안 내용 자체도 위헌”이라고 비판했다. 방송3법은 공영방송 이사회의 이사를 늘리고, 이사 추천 권한을 시민단체 등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당은 공영방송을 정치권으로부터 독립시키기 위해 방송3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민단체를 이용해 공영방송을 장악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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