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한국과 마주앉을 일 없어"…李 "평화 분위기 속 신뢰회복 중요"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28일 “이재명 정부가 아무리 동족 흉내를 피우며 수선을 떨어도 한국에 대한 우리 국가의 대적 인식 변화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여정은 ‘조한관계는 동족이란 개념의 시간대를 완전히 벗어났다’는 제하의 담화에서 “서울에서 어떤 정책이 수립되고 어떤 제안이 나오든 흥미가 없으며 한국과 마주 앉을 일도, 논의할 문제도 없다는 공식 입장을 다시금 명백히 밝힌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에 대한 북한의 첫 공식 논평이다. 정부 출범 후 시행한 대북 확성기·방송 중단 등 대북 유화 정책에도 여전한 적대적 인식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여정은 “조선 반도에 국가 대 국가 간 관계가 영구 고착된 현실”이라며 “해체돼야 할 통일부의 정상화를 시대적 과제로 내세운 것을 봐도 흡수 통일이라는 망령에 정신적으로 포로된 본색은 절대로 달라질 수 없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김여정의 담화에 대해 “평화적 분위기 속에서 남북한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강유정 대변인이 전했다. 대통령실은 입장문을 통해 “지난 몇 년간의 적대·대결 정책으로 인해 남북 간 불신의 벽이 매우 높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인 평화 정착은 이재명 정부의 확고한 철학”이라며 “정부는 적대와 전쟁 없는 한반도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행동’을 일관되게 취해 나가고자 한다”고 했다.

배성수/김형규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