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열릴 예정이던 ‘한·미 2+2 통상 협의’가 미국 측 요청으로 24일 돌연 연기됐다. 인천공항에서 출국행 비행기를 기다리던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
앞서 미국을 찾은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협상 카운터파트인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지 못하고 이날 귀국했다. 일본이 지난 22일 자동차 관세와 상호관세를 15%로 줄이는 내용으로 협상을 마무리한 가운데 한국의 관세 협상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기획재정부는 “한·미 2+2 통상 협의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으로 열리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미국은 구 부총리가 출국장에 있던 오전 9시께 연기 사실을 이메일로 통보했다. 재무부 대변인은 “베선트 장관과 한국의 양자회담은 일정 충돌 때문에 재조정되고 있다”며 “장관은 한국의 대화 상대방을 곧 만나길 고대한다”고 밝혔지만 미국이 우리 측 협상안에 만족하지 못해 급작스럽게 협상을 연기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베선트 장관은 오는 28~29일 중국과의 관세 협상을 위해 스웨덴 스톡홀름을 방문한다. 이동 거리 등을 고려하면 관세 협상 시한(8월 1일) 이전에 2+2 통상 협의가 열릴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이 많다.
다만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방미 중인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만나 무역 협상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영효/김대훈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