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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산 완제품의 제3국 환적뿐 아니라 공산품에 중국산 부품이 들어가는 제품들까지 환적으로 보고 규제에 나서는 것에도 대비해야 할 전망이다. 이렇게 될 경우 미국으로 들어오는 수출품 가운데 대부분이 영향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멕시코와 베트남 등 제3국을 통해 미국으로 향하는 상품의 총 부가가치 생산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7년 14%에서 2023년 22%로 급증했다. 즉 트럼프가 중국을 상대로 무역 전쟁을 시작한 1기 때인 2017년 이후에 미국의 수입품에서 중국산이 간접적으로 노출되는 비중은 더 증가했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추세가 트럼프 대통령의 첫번째 무역 전쟁과 중국에 대한 직접적인 수입 규제가 강화되면서 더 가속화됐다고 지적했다.
분석가들은 제3국을 통한 중국산 부품이나 상품 구성요소의 미국으로의 무역 흐름이 증가하는 추세로, 중국은 물론 미국에도 관세에 따른 타격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트럼프행정부가 관세 인상이나 공급망 요건 강화 같은 방식으로 환적을 철저하게 통제하려고 나설 경우 중국의 대미 수출 가운데 70%, 그리고 중국과 무역 규모가 큰 아시아 국가 GDP의 2.1% 이상이 위협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 같은 미국의 제한 조치로 아시아 국가들이 중국과의 무역 규모를 축소할 경우 추가적인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트럼프 정부는 제3국과의 협상과정에서도 중국에 대한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8월 1일까지 양자 무역 협정이 체결되지 않을 경우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여러 국가에 보낸 서한에서, 환적된 것으로 확인된 상품에 대해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이를 통해 중국의 대미 수출 품목을 더욱 광범위하게 타겟팅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으로 간접적으로 상품을 보내는데 가장 많이 의존하는 국가는 현재 멕시코와 베트남이다. 베트남의 경우 베트남 상품에 대한 유럽연합(EU) 또한 주요 허브로 나타났다. 캐나다와 한국 일본의 수출품에도 중국산 부품 등이 간접적으로 포함된 경우가 적지 않다.
미국은 이미 영국과의 무역 협정에서 공급망 보안에 대한 요건을 포함시켰으며,중국 지분이 포함된 철강업체에 대해서는 대미 수출에 대한 쿼타 포함을 제한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경제학자들은 미국이 환적에 대한 제한을 얼마나 엄격하게 시행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정의하는 국상품의 범위 역시 모호하며, 검증을 하기 위한 세부 사항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