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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배출 유상할당 50%땐…제조업 최소 5조 추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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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배출 유상할당 50%땐…제조업 최소 5조 추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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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강화를 지시한 데 따라 기획재정부 환경부 등 정부 부처가 기업들에 탄소배출권(온실가스 배출 허용량)을 경매 등으로 판매해 배분하는 유상할당 비중을 늘리는 방안을 두고 검토에 들어갔다. 지금은 기업들이 탄소배출권 중 90% 이상은 무료로 배정(무상할당)받고 나머지 10% 이하만 유상할당받지만 앞으론 유상할당 비율이 높아져 구매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발전사도 탄소배출권 구매비용을 발전 단가에 포함해야 해 기업들은 전기료가 인상되는 ‘이중 부담’을 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원가 증가 불가피해질 듯

    배출권 거래제는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40% 줄이겠다는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이다. 기업의 저탄소 제품 생산 기술 투자를 유도해 탄소를 전반적으로 줄이겠다는 취지다.

    유상할당 비율 상향은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이재명 정부 국정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15일 인사청문회에서 “유상할당 비율을 높여 배출권 거래 시장의 탄소 감축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하지만 산업계는 유상할당 비율이 빠른 속도로 높아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무상으로 활용해 온 탄소배출권 중 상당 부분을 구매해야 해 비용이 크게 늘기 때문이다.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철강업, 석유화학, 운송업 등은 특히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과 석유화학 기업은 다른 산업군이 활용하는 기초 소재를 생산한다. 이들 업종의 탄소배출권 비용 증가가 전가되면 자동차, 건설 등 각종 산업의 원가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 철강과 석유화학업계는 중국발(發) 공세에 실적이 크게 악화한 상황이어서 배출권 구매 비용까지 늘어나면 치명타를 입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달 10일 국무회의에서 “유상할당 비율을 올릴수록 생산비용이 늘어난다”고 언급했다.
    ◇전기료 인상에 원가 부담도 가중
    탄소를 많이 배출하지 않는 기업도 수익성이 악화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발전 부문의 유상할당 비율 상향에 따라 전기료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탄소를 많이 내뿜는 기업은 ‘이중 타격’을 받는다.

    발전사들은 화력발전소를 폐쇄하지 않고선 탄소 배출을 줄이기 어렵다. 유상할당 증가로 지급하는 비용을 발전 단가에 고스란히 녹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전력거래소가 2022년부터 발전 사업자의 배출권 거래비용을 발전 단가에 반영하는 제도(환경급전제도)를 시행한 데 따라서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에너지경제연구원에 의뢰한 결과, 발전 부문의 유상할당 비율이 현행 10%에서 25%(배출권 가격 t당 1만5000원)로 높아지면 제조 기업의 전기요금은 지금보다 연간 1조2939억원 늘어날 전망이다. 50%(t당 3만원)로 상향하면 5조1375억원, 100%(t당 6만원)면 20조9706억원을 더 내야 한다.

    가뜩이나 올라간 산업용 전기료에 인상 압박이 더해지면 제조기업 경쟁력은 더 떨어질 공산이 크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탄소중립을 위해 탄소 배출 규제는 강화해야 하지만, 급진적으로 유상할당 비중을 늘리면 수출 경쟁력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산업계는 유상할당 비율을 점진적으로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강제성이 아닌 인센티브를 기반으로 탄소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기업이 저탄소 설비로 전환할 때 비용을 일부 지원해 주는 식이다.

    또 저탄소 공정을 얼마나 도입했고 이를 통해 탄소를 어느 정도 줄였는지에 따라 탄소 배출권 혜택을 줘야 실효성이 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형규/한재영/김진원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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