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 14일 15:4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소재 우량 오피스 자산인 '도담빌딩'의 매각 작업이 매매계약 체결 직전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거래에 키움투자자산운용과 손잡고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한 코스닥 상장사 클로봇이 인수 계획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도담빌딩 매각을 추진 중인 마스턴투자운용은 키움투자자산운용·클로봇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취소하고 관련 양해각서(MOU)를 해지했다. 당초 도담빌딩을 인수해 사옥으로 사용하려던 클로봇 측이 인수를 포기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키움투자자산운용 관계자는 "구체적인 해지 사유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2017년 설립된 클로봇은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 전문회사다. 물류·산업용 로봇 실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이기종 로봇 관제 소프트웨어가 주력 분야다. 작년 10월 기술성장기업 특례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이 회사는 매년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했지만, 연구개발(R&D)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면서 영업손실 규모도 꾸준히 늘어났다. 지난해 매출액은 334억원으로 전년(242억원) 대비 37.97% 증가했으나, 영업손실은 75억원으로 전년(58억원) 대비 29.94% 늘었다.
클로봇은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에 사옥을 두고 있다. 회사 외형이 성장하면서 분당 일대에서 신사옥을 찾아왔는데, 마스턴투자운용이 내년 초 펀드 만기를 앞두고 도담빌딩을 매물로 내놓자 키움투자자산운용과 손잡고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도담빌딩 주요 임차인의 임대차 기간이 만료를 앞두고 있어 신사옥을 확보하려는 원매자들의 인수 경쟁이 치열했다는 평가다.
다만 도담빌딩 인수전에 SI로 참여한 클로봇을 두고 성급한 투자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기술특례 상장은 미래 성장성을 보고 상장 기회를 부여하는 제도인데,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을 기술개발이 아닌 부동산 등 비핵심 자산에 투입하는 건은 적절치 못하다는 비판이다. 일각에선 클로봇이 실내 자율주행 로봇에 탑재되는 소프트웨어를 주력으로 내세우는 만큼 주행 실험 등에 필요한 대규모 공간 확보가 불가피하다는 반론도 나왔다.
매도인인 마스턴투자운용은 향후 매각 계획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의 경우 다른 SI를 새로 유치해 도담빌딩 인수에 다시 도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마스턴투자운용 관계자는 "향후 일정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전했다.
도담빌딩은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9의 3에 있다. 지하 4층~지상 14층, 연면적 3만5820㎡ 규모로 분당 일대에서는 보기 드문 대형 오피스 빌딩이다. 1997년 준공된 후 2015년까지 포스코엔지니어링이 본사 사옥으로 쓰다가 NS파트너스가 인수해 2015년 한 차례 리모델링을 거쳤다. 마스턴투자운용은 2021년 이 빌딩을 1835억원에 인수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