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전문 여행사가 관광객 모집에 나선 가운데 언론인과 여행 유튜버, 인플루언서 등 콘텐츠 제작자 등의 참가를 제한했다.
6일 중국에 본사를 둔 북한 관광 전문업체 '영파이어니어 투어스'(Young Pioneer Tours)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10월 24일부터 11월 1일까지 7박 8일 일정으로 평양에 방문할 관광객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북한 관광은 현재 공식적으로 중단된 상태로, 이번 여행은 해당 기간에 진행되는 평양추계국제무역박람회(PITF)에 따랐다. 여행사는 "북한이 공식적으로 관광을 허가하지 않은 상태지만 평양 국제상품전시회에 참석할 관광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다"고 상품에 관해 설명했다.
여행 패키지 가격은 중국 베이징과 평양을 오가는 항공료를 포함해 3995유로(한화 약 643만원)다. 국제상품전시회 개·폐막식 참석과 함께 푸에블로호, 김일성 광장 등 관광지를 방문하는 일정으로 구성됐다.
적지 않은 비용의 상품이지만, 참여 조건은 까다롭게 진행된다. 특히 언론인, 여행 콘텐츠 제작자 등의 참여를 금지해 눈길을 끈다. 여행사 측은 "이는 전시회 측에서 설정한 지침"이라고 안내했다.
북한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경을 봉쇄하며 관광업을 포함한 외부와의 교류를 전면 중단했으나, 5년 만인 지난 2월 경제특구에 대해 서방 단체관광객의 방문을 허용했다. 하지만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돌연 중단했다.
당시 단체 관광에 참여한 일부 여행 인플루언서가 그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북한의 내부 사정이 담긴 영상과 사진을 올린 게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 때문에 이번에 언론과 콘텐츠 제작자를 배제한 조치는 이러한 전례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독일인 인플루언서 루카 페르트멩게스(23)는 올해 2월 4박 5일간의 북한 관광을 마친 후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빈곤의 흔적을 숨기지 않은 북한의 모습을 봤다"면서 구체적인 여행 소감을 전했다. 특히 사람들은 관광객들이 볼 수 없도록 집을 커튼으로 가리지도 않았고, 여행 가이드도 빈곤을 숨기는 대신 집이 낡고 허름하니 사진을 찍지 말라고 할 뿐 적극적으로 제지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영국인 유튜버는 악명 높은 북한 당국의 '관광객 통제'를 지적하면서 "세상 어느 곳에서도 겪어보지 못한 일"이라고 했다.
결국 이런 소식이 외신을 통해 전해진 후, 베이징 여행사 '즈싱허이'가 중국인을 대상으로 모집한 나선 3박 4일 북한 관광 프로그램은 출발 당일 돌연 무산됐다. 영국인 소유 북한 전문 여행사 고려투어와 뉴질랜드인이 베이징에 설립한 영파이오니어투어 등도 북한 나선관광 중단 소식을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