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탄소 정보는 산업의 경쟁력....기밀 정보 지켜야”
김광수 세아베스틸지주 ESG팀장
- 철강업계에서 탄소 데이터 요구는 얼마나 늘고 있나.
“세아베스틸지주 자회사들은 유럽과 미주 등에 특수강, 스테인리스강, 알루미늄 압출 제품 등을 다수 수출하고 있다. 최근 탄소 데이터 요구는 규제적 측면, 고객사 측면에서 모두 늘고 있다. DPP나 CBAM은 국가 차원에서 탄소 데이터를 요구하는 수출 규제다. 이와 함께 고객사들이 요구하는 탄소 정보가 광범위하면서 정교해지고 있다. 따라서 기업의 경쟁력 측면에서도 탄소 정보가 중요한 경쟁우위다. 전사적 차원에서 탄소저감에 나서는 이유다. 특히 최근 자동차 OEM사를 중심으로 요구가 커지고, 공급망에 많은 역할을 기대한다. 3년 전만 해도 요구 강도가 세지 않았는데, 2년 전부터 요구가 늘고 있다. 대응 속도도 빨라야 하지만, 탄소 정보 자체의 절대 수치를 낮추는 것도 과제가 되고 있다.”
- 기존 탄소 데이터 요구 대응 시 어려움은 무엇이었나.
“탄소 데이터 산정 시 유사하지만 서로 다른 기준이 있다. 통제 범위 밖에 있는 사업장 경계 외 탄소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또 규제마다 요구하는 기준이 다른데, 예를 들어 CBAM의 기준과 고객사의 범위가 다르다. CBAM에서는 전구물질을 요구하는데, 고객사는 다른 광범위한 범위를 요구해 값이 달라진다. 고객사가 자체적으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다른 기준으로 적용되다 보니 불필요한 자원과 시간이 소모된다. 또 기업으로선 정보가 여러 채널로 분산되다 보니 모아서 산정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 한국형 데이터 스페이스 사업에 거는 기대와 제언은.
“정부 차원의 플랫폼 구축 및 로직에 대한 신뢰가 있고, EU 플랫폼과 호환 가능성에 대해 기대하고 있다. 상호 연계가 잘되어 데이터 정합성이 통합되어 확보된다면 좋겠다. 지금껏 고객사마다 상이하게 산정되는 기준이 통일된 기준으로 수렴하지 않을까 한다. 편의성과 업무 효율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기업 데이터는 기업의 자산이다. 탄소 정보가 대외적으로 공개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 또 공정 관련 정보, 공정별 에너지 및 원료 투입 데이터, 배합 비율 같은 기밀정보가 많기 때문에 정보 유출에 대한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정보공개 범위에서도 자율권을 보장하면 좋겠다. 탄소 데이터를 단계별로 늘리거나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하는 조치도 필요해 보인다. 나아가 철강 부문의 산업 경쟁력을 위해 탄소감축과 관련해 정부 지원도 있으면 좋겠다.”

② “탄소DB, EPR 등과 연계 필요...인센티브도 고려해야”
정회욱 비와이엔블랙야크 지속가능성 담당 매니저
- 의류업계는 어떤 글로벌 규제에 당면했나.
“유럽에서 지속가능 지침과 그린딜을 통해 섬유 업종에서 지속가능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에서 발표한 ‘지속가능한 순환 섬유 전략(EU Strategy for Sustainable and Circular Textiles)’은 2027년에 시행된다. 의류업계에서는 6가지 부문에서 중요한 대응을 해야 한다. DPP 대응과 함께 재생 원료 사용 강화, 재고 폐기 금지, 화학적 재활용을 포함한 F2F(Fiber to Fiber), 리사이클링 등이다. 블랙야크도 순환경제의 일환으로 대표 제품에 국내 페트(PET)를 재활용하는 보틀 투 파이버(Bottle to Fiber)를 실시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F2F로 나아갈 예정이다. 유럽(독일 뮌헨), 중국(북경), 대만에 지사를 두고 있는데 앞으로 유럽의 시장 볼륨을 더 키우기 위해서는 그들이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 한국형 데이터 스페이스 사업에 기대되는 점과 보완할 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국가 차원에서 중앙화되고 표준화된 데이터 표준의 추진을 환영한다. 기본적으로 글로벌 정합성을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필요한 데이터가 너무 방대하면 실무뿐 아니라 공급망도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다. 의류 원단이 폴리에스터, 면, 나일론 순으로 많이 쓰이는데 이 주요 소재부터 기준을 잡고 단계적으로 실시하는 방안이 어떨까 한다. 또 의류는 원료부터 염색, 원단, 봉제, 프린트 등 공급망이 가장 큰 산업 중 하나다. 변수도 많다 보니 일일이 추적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따라서 표준화된 탄소DB의 기준값에 따라 산정할 수 있도록 탄소DB 정비가 시급하다. 그리고 DPP뿐 아니라 EU의 다른 규제인 EPR 및 EU의 순환 섬유 전략 등 관련 제도와 연계해 대응할 수 있게 해 기업 부담을 덜어주면 좋겠다.”
- 참여 기업에 주는 인센티브는 어떻게 설계해야 할까.
“기업에 참여와 관련한 인센티브를 적시에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사례를 들면, 정부에서 재생 소재를 활성화하기 위해 재생 제품에 환경표지인증을 받을 수 있는 인센티브를 설계했는데, 실제 인증이 도입되기까지 2~3년 걸렸다. 정부에서 어떤 인센티브가 기업에 필요한지 미리 준비하고 디테일한 고려가 있었으면 한다. 예컨대 초기 참여 기업에 정부에서 하는 시범사업에 컨소시엄으로 참여할 권한을 주거나, 중소기업에 한정된 사업을 특례로 들어갈 수 있게 하거나, 우수 기업으로 지정해 혜택을 주는 것 등이다. 다양한 인센티브를 고려해 적기에 참여 기업이 받을 수 있도록 해야 산업 내 관심이 커지고 참여가 확산될 것으로 본다.”

③ “데이터를 신뢰할 수 있도록 국내외 인증 활용 중요”
박재홍 피엠그로우 대표이사
- 배터리 기업으로서 데이터의 중요성을 어떻게 느끼고 있나.
“피엠그로우는 버스용 배터리팩 제조에 이어 전기차 배터리 정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 사업을 하는 데 있어 배터리 데이터가 매우 중요하다. 데이터가 배터리의 안전, 고장, 성능, 수명 등에 대해 알려준다. 배터리 폭발 가능성이나 재활용 가능성을 배터리에 남은 데이터로 알 수 있다. 이 같은 데이터를 통해 순환경제를 더 촉진할 수 있다. EU에서는 배터리의 안전, 내구성, 성능, 라벨링 등 데이터를 요구하며, 자동차 배터리의 메인 CPU인 PMS의 프로토콜을 공개하도록 수순을 밟고 있다. 이런 부분을 고려해 데이터 공개가 더 확산되도록 DPP 플랫폼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 배터리 업종에서 데이터 스페이스 플랫폼이 어떤 역할을 했으면 하나.
“전기차 배터리에서 나오는 전류, 전압, 온도는 기본 데이터다. 그런데 그걸 바탕으로 만든 성능 크레디트는 가공된 정보다. 이 가공된 정보는 보통 TVU라든지 UL 등 글로벌 인증 기관에서 인증을 받는다. DPP 플랫폼의 데이터가 신뢰 있다는 것을 데이터 공급자뿐 아니라 수요자에게도 보증해야 한다. 따라서 데이터를 신뢰할 수 있도록 인증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EU 인증업체뿐 아니라 우리나라 업체의 인증이 표준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면 새로운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본다. 또 공급망에 대한 노하우 같은 부분은 기업 기밀과 관련되므로 블랙박스로 남길 필요가 있다.”
- 플랫폼의 데이터 활용과 관련한 가능성은 어떻게 평가하나.
“DPP 내에서 다양한 데이터를 다루면서 제조와 서비스에 필요한 정보공개가 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현재 국토부, 산업부, 환경부에서 캐즘을 뛰어넘기 위해 전기차 배터리 8대 유망 서비스를 발표했다. 8대 유망 모델은 ▲ 전기차 배터리 성능 진단 ▲ 배터리 구독 및 교체 ▲ 탄소 크레디트 거래 ▲ 재제조 배터리 진단 및 평가 ▲ 이동형 충전 ▲ 전력 거래 플랫폼 ▲ 배터리 회수·운송·보관 ▲ 금융 등이다. 서비스 영역에서 이처럼 많은 데이터가 활용될 수 있다. 플랫폼 설계에서 단순한 규제 대응뿐 아니라 데이터 서비스 산업으로의 확장 가능성까지 염두에 뒀으면 한다. 피엠그로우는 최근 인터넷진흥원과 연계해 DPP 블록체인 플랫폼 사업을 수주, DPP 데이터 사업에 참여하며 이 같은 기회를 모색할 예정이다.”
구현화 한경ESG 기자 kuh@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