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이 인공지능(AI) 로봇을 ‘인턴 환경미화원’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로봇이라는 ‘피지컬 AI’가 산업 현장에서 보조 도구를 넘어 조직 구성원으로 정식 편입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충북 청주시 복합쇼핑몰 ‘커넥트 현대 청주점’에 AI 청소 로봇 ‘휠리 J40’ 두 대를 공식 미화 인력으로 편제했다. 지난달 28일 개점과 동시에 투입된 휠리 J40은 한 달간의 인턴 근무 평가를 거친 후 공식 도입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상업시설에서 로봇을 인턴사원 명목으로 도입한 건 국내 최초 사례다. ‘채용→인턴제→성과 평가→전환 결정’이라는 일반적인 인사관리 프로세스를 로봇에 적용했다. 업계에서는 로봇을 조직 내 하나의 구성원으로 취급하는 ‘하이브리드 노동체계’가 현장에서 가동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휠리 J40은 고객 이동이 가장 많은 1층과 3층에서 자율주행 청소 업무를 수행한다. 시간대별 청소 결과는 일일 리포트 형태로 자동 기록돼 성과 평가에 활용될 예정이다.
업계에선 이번 로봇 인턴 제도 도입이 단순한 인력 대체가 아니라 사람과 로봇의 협업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휠리는 반복 청소, 광역 구역, 야간 시간대를 담당하고 기존 미화 인력은 화장실, 계단 등 정교한 판단이 필요한 업무에 집중할 수 있어서다. 업무 성격과 난도에 따라 분업하는 체계가 구현되는 셈이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