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는 자영업자 부담을 덜기 위해 소액 배달 주문에는 중개수수료를 면제하는 방안을 내놨다. 상생안 마련이 급물살을 탈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가운데 비중이 크지 않은 '소액 주문'에 방점을 둔 것은 자영업자 부담을 눈에 띄게 줄여주긴 어렵다는 일각의 지적도 제기된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19일 더불어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의 중재로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 등 입점 업주 단체와 진행한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마련된 상생 중간 합의안을 발표했다.
중간 합의안에는 주문금액 1만원 이하 주문에 대해 중개이용료 전액 면제 및 배달비 차등 지원을 시행하는 내용이 담겼다. 1만원 초과~1만5000원 이하 주문에 대해서도 중개이용료 등을 차등 지원하는 등 업주의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배달비 지원 등 구체적 방안은 추후 정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배달비 지원금은 주문 금액에 따라 1500~2000원 수준이다.
배민과 쿠팡이츠는 지난해 배달플랫폼 상생협의체에서 타결한 상생안에 따라 매출 상위 35% 이내는 7.8%, 상위 35% 초과~80%는 6.8%, 80% 초과~100%는 2%의 중개수수료를 받고 있다. 배달비는 매출에 따라 1900원~3400원을 받는다.
일례로 매출 상위 35% 이내 자영업자가 1만원짜리 배달 주문 건을 수행하면 중개수수료와 배달비로 4180원을 내야 한다. 중간 합의안이 적용되면 부담금은 2000원 이하로 줄어든다. 중간 합의안 시행 시기와 구체적인 내용 등은 을지로위원회 논의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쿠팡이츠는 지난 12일부터 1만5000원 이하 주문에만 중개 수수료 면제, 감면 정책을 시범 운영 중이다. 매출 구간을 정해 상위 35% 이내는 3.9%, 상위 35% 초과 ~80%는 2.9%를 적용한다. 80%~100%는 수수료를 면제한다. 지난 3월에는 배민에 앞서 을지위와 중간결과물로 포장서비스 중개이용료 무료 연장을 발표했다.
다만 소액 주문에만 중개수수료 부담을 낮추는 방안이 담긴 이번 합의문에 대해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1만원~1만5000원 이하의 소액 주문이 전체 주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다는 이유다.
김진우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의장은 "합의문 내용을 보면 매우 부족하다. 일부 소액 주문에 대해서만 혜택이 주어지는데, 보통 가맹점은 2만원 이상 주문이 많아 혜택 받기 어렵다"며 "앞으로 배달앱 관련 30만 자영업자가 혜택을 볼 수 있는 합의를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입점 업주들이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에게 '무료배달 비용 부담 완화'에 대한 계획을 묻자 김 대표는 "사장님들과 함께 지속 가능한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겠다"고 답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자영업자 부담을 덜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계속 고민하겠다"며 "구체적 지원 내용과 시행 시기 등은 을지로위원회를 통해 점주 측과 논의를 거쳐 조만간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쿠팡이츠 관계자는 "쿠팡이츠는 배달앱 사회적 대화기구에 가장 먼저 합류해 소통해 왔다"며 "쿠팡이츠는 영세 소상공인을 비롯한 입점 업주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일부 지역에서 소액 주문 중개수수료 지원 프로모션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입점 업주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