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도쿄에서 남동쪽으로 60㎞ 떨어진 지바현 기사라즈시에선 CJ제일제당 새 만두 공장의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CJ제일제당은 축구장 여섯 개 넓이 부지(8200㎡)에 약 1000억원을 들여 최첨단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다음달 완공한 후 오는 9월부터 ‘비비고 만두’를 생산해 일본 전역에 공급할 계획이다.
한국 기업의 일본 비즈니스는 그동안엔 한국에서 물건을 들여와 판매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일본에서 직접 만들 정도로 제품 수요가 크지 않았던 데다 한국 기업에서 일할 인력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한류 열풍에 한국 식품 등의 수요가 급증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게다가 중국 시장이 막히면서 일본에 직접투자 형태로 진출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CJ제일제당이 일본에서 만두 사업을 시작한 건 2018년이다. 연간 1조1000억원에 달하는 일본 냉동만두 시장은 비비고 만두와 비슷한 교자의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는 점에서 성공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CJ제일제당은 20g짜리 일본 교자의 1.5배에 달하는 35g짜리 왕만두로 차별화했다. 어느새 일본 만두 시장 점유율 3위까지 오르며 1위 아지노모토, 2위 오사카오쇼를 추격하고 있다. 신공장에 힘입어 현지 시장 2위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에선 최근 K컬처 소비 확산을 ‘4차 한류’로 부른다. 만두 같은 식품은 물론 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류가 확산하고 있다. 일본의 수입 화장품 시장에선 한국이 2022년 프랑스를 넘어 1위로 올라섰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