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 은퇴를 선언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국민의힘으로는 안 돌아간다"는 의미심장한 입장을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추후 홍 전 시장이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홍 전 시장은 5일 대선 이후 계획을 묻는 한경닷컴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보수 재건을 위해 역할을 할 계획이 있냐'는 물음에는 "지금은 내가 할 역할이 없다"고 답했다. 다만 '정계 복귀를 시사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정계 복귀할 생각 없다"고 일축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운동 기간 홍 전 시장이 밝힌 입장들을 통해 그가 추후 이준석 의원과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홍 전 시장은 이날을 비롯해 지난 4일, 지난달 29일 재차 "대선 패배에 이준석 탓도, 내 탓도 하지 마라"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본인과 이 의원 모두 국민의힘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밀려났다면서 일종의 동질성을 부여한 것이다.
특히 이날에는 이 의원을 두고 "보수 회생의 불씨"라고 표현했다. 지난달 25일에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에 대한 투표는 사표(死票)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하기도 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홍 전 시장이 이날 한경닷컴에 밝힌 입장에 대해 "분명 정계 복귀 여지를 열어둔 표현"이라며 "이 의원과 손을 잡을 것 같다. 이번 대선에서 이 의원에 대한 20대 남성층 지지율이 고무적이던데, 홍 전 시장과 연합하면 젊은 층 시너지는 분명히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홍 전 시장이 평소에도 이 의원에 대해 좋게 말씀해주셨고, 저희가 걸어가려는 방향에 대해 격려해주셨기 떄문에 만약 정계 복귀한다면 저희에게 힘을 실어주실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보고 있다"며 "그 경우 저희 입장에서는 천군만마 같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다만 이건 전적으로 홍 전 시장이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