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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가 불법이라는 미국 법원의 판결 덕분에 29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상승으로 출발했다. 엔비디아의 견조한 실적에 나타난 AI 수요 호조가 기술주들을 끌어 올렸으나 미국 경제가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했고,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예상보다 많게 나타나면서 상승폭은 축소됐다.
동부 표준시로 오전 10시 10분에 S&P 500 지수는 0.3% 상승했다. 1% 넘는 상승으로 출발했던 나스닥 종합지수는 10시 넘어서며 0.4% 로 상승폭이 줄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은 전날과 비슷한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
정책 움직임에 민감한 2년 만기 미국채 수익률은 3베이시스포인트(1bp=0.01%) 하락한 3.95%를 기록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45%를 기록했다. 미법원의 판결 직후 강세를 보인 달러화는 모든 선진국 통화대비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미국 국제무역법원(CIT)는 수요일 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권한을 남용했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관세 명령을 취소하라고 명령했다.
법원 판결은 투자자들의 우려를 완화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미국과 외국의 무역 협상이 예상보다 더 길어지고 지연될 수 있어 불확실성을 높였다는 우려도 불러일으켰다.
바이탈 날리지의 아담 크리서펄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공격적인 관세 정책을 추진할 다른 법적 수단도 갖고 있으며 관세 논란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전 날 장마감후 발표한 실적에서 1분기 매출과 순이익 모두 예상치를 넘어섰고 데이터센터 사업은 전년 대비 7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엔비디아는 AI컴퓨팅 시장이 여전히 ‘기하급수적 성장을 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이 날 오전 발표된 미국 경제분석국(BEA)의 두 번째 추정치에 따르면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연율 환산 기준으로 0.2% 감소했다. 당초 0.3% 마이너스 성장보다는 완화된 것이다. 경제의 주요 성장 동력인 소비 지출은 당초 1.8%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치에 미달하는 1.2% 증가에 그쳤다.
프리미어 미톤 인베스터스의 닐 버렐은 “GDP 데이터보다는 관세, 법원 판결, 중국, 엔비디아에 증시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지적했다.
월가의 주요 투자은행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를 무효화하는 법원 판결의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골드만 삭스는 “이번 판결은 행정부의 관세 계획에 차질을 빚고 불확실성을 증가시키겠지만, 대부분의 주요 교역 상대국에 대한 최종 결과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