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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딜레마…은행, 대기업 대출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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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딜레마…은행, 대기업 대출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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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국내 주요 은행의 대기업 대출 규모가 2019년 이후 6년 만에 전년 대비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은행들이 주주환원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갉아먹는 위험자산(RWA)을 줄이기 위해 선별적인 대출에 나서면서다. 금융권에선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에 힘을 주다 자칫 기업들의 돈줄만 막히는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은행권 및 NH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의 올해 예상 대기업 대출 잔액은 151조6976억원으로 추산됐다. 작년 말 대출 잔액(154조7723억원)보다 되레 2%가량 줄어든 규모다. 연간 대출 잔액 감소는 신규 대출액이 대출 상환액보다 많지 않다는 의미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마다 기업 대출 억제에 나서면서 잔액이 쪼그라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기업 대출은 은행의 최대 먹거리 중 하나다. 우량 대출 자산 확보는 물론 임직원 급여 계좌 등 다양한 부수 거래를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5대 은행의 대기업 대출은 1년 새 20조원(12.2%)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달라졌다. 정부 주도로 추진되는 밸류업 정책 여파로 의도적으로 수요를 줄이는 ‘기업대출 디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어서다. 밸류업의 핵심인 주주환원을 위해서는 자본비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구조다. 자본비율을 바탕으로 주주환원 규모가 정해지기 때문이다. 위험가중치가 상대적으로 높은 기업대출 등 위험자산이 늘어나면 그만큼 배당 등 환원 규모가 줄어든다. 금융사가 밸류업 목표를 지키는 과정에서 기업의 대출 통로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은행들은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뿐만 아니라 일반 대기업 대출을 조이는 대신 신용도가 높은 초우량 대기업 대출만 집중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A 은행은 올 들어 중소기업 대출을 4조9000억원이나 줄였다. 이 중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만 3조6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시중은행 기업담당 부행장은 “부실 우려가 있는 대출을 사전에 줄이는 동시에 초우량 기업대출만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자본비율이 높아지는 만큼 곳곳에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5대 은행 평균 자본비율은 14.96%를 기록했다. 작년 말(14.51%)보다 눈에 띄게 수치가 개선됐다. 핵심 자회사인 은행 자본비율이 높아지면서 금융지주 자본비율도 덩달아 뛰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표 위험자산인 기업대출 규모를 줄이고 비우량 대출을 솎아내면서 자본비율이 상승했다”며 “이럴 경우 대출의 원천인 예금까지 연쇄적으로 감소해 은행의 본업인 예금과 대출 업무 모두를 소극적으로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금융당국은 기업 자금 공급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업들이 자금 수급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관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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