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지지율이 상승세를 탄 데 대해 전문가들은 지난 주말이 분기점이 됐다고 평가했다. 지난 17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국민의힘 탈당과 18일 첫 TV토론이 변수가 됐다는 설명이다.
◇돌아온 60대·PK

한국갤럽이 지난 20~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해 2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 후보 지지율은 전주보다 7%포인트 오른 36%를 기록했다. 1위인 이재명 후보(45%)에게는 9%포인트 뒤져 오차범위 밖 격차가 유지됐지만 한 주 전 22%포인트 차로 밀리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뚜렷했다.
김 후보 지지율이 오른 것은 전통적인 보수층이 결집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조사에선 대구·경북(TK)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패한 김 후보는 이번 조사 때는 부산·경남·울산에서 45%를 얻어 이재명 후보(36%)를 앞섰다. 대전·세종·충청지역 지지율도 이재명 후보가 38%, 김 후보가 41%였다.
60대도 다시 김 후보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 연령층의 김 후보 지지율은 55%로 지난주 45%에서 10%포인트 올랐다. 이재명 후보는 46%에서 39%로 떨어졌다.17일 윤 전 대통령의 탈당으로 비상계엄에 반대하고, 탄핵에 찬성한 보수 유권자 중 일부가 김 후보를 지지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철수·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에 이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김 후보 지지 유세에 나서며 경선 갈등이 봉합된 것도 보수 결집에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이재명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지지율 변화는 대선 TV토론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재명 후보는 ‘커피 원가 120원’ ‘호텔경제학’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지지율이 6%포인트 하락했고, 이를 공격한 이준석 후보는 지지율이 10%까지 오르는 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재명 후보의 자영업자 지지율은 지난주 58%에서 이번주 47%로 떨어졌고, 김 후보 지지율은 반대로 32%에서 42%로 올랐다.
◇단일화 놓고 평행선
이날 조사에서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단순 합산 지지율은 46%로 이재명 후보(45%)보다 높았다. 주요 여론조사업체의 조사에서 이 같은 역전이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에 따라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단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단일화의 방식은 함께 공동 정부를 이끌어 가느냐, 100% 개방형 국민경선으로 통합 후보를 선출하느냐 두 선택지밖에 없다”며 “함께 승리의 길로 나아가주시길 요청드린다”고 적었다. 당내에서는 ‘공동 정부’를 염두에 둔 양자 간 단일화에 더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석 후보는 단일화 요구에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3당 합당을 하자는 주변의 이야기가 있을 때 주먹을 불끈 쥐고 ‘이의 있습니다’라고 외치던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을 닮은 정치를 하고 싶다”며 단일화 거부 의사를 재차 밝혔다.
국민의힘에서는 단일화 가능성은 열어두되 우선 김 후보 지지율을 올리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
강진규/이슬기 기자 josep@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