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20일 18:5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NH투자증권이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지분을 사들일 때 빌려준 브릿지론을 연장해줬다. MBK가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실패한 데다 홈플러스 기습 회생 신청으로 금융권의 신뢰를 잃은 상황에 내린 결정이다. 시장에선 NH투자증권이 고초를 겪고 있는 MBK에 등을 돌리지 않고 손을 내밀어 '깐부' 관계를 단단하게 다졌다는 분석이다.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NH투자증권과 맺은 주식담보대출 계약 내용을 변경했다고 20일 공시했다. MBK가 고려아연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지난해 10월 공개매수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NH투자증권으로부터 최대 1조7150억원의 한도대출을 받았다. 금리는 5.7%, 만기는 다음달 13일이었다.
MBK와 NH투자증권은 지난 13일 변경 계약을 맺었다. 대출 규모는 6000억원으로 줄었고, 금리는 6.2%로 0.5%포인트 올렸다. 만기는 내년 6월 13일로 연장했다. 담보유지비율은 75%로 설정했다.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보유 중인 고려아연 주식 157만6231주(지분율 기준 8.1%)를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이날 종가(79만6000원) 기준 담보로 잡힌 주식의 가치는 1조2547억원으로 아직 여유가 충분하다.
업계에선 NH투자증권이 MBK가 빌린 브릿지론을 연장해줄지 여부를 주목하고 있었다. MBK가 고려아연 최대주주에 오르긴 했지만 이사회 장악에 실패해 경영권을 가져오지 못했고, 고려아연 주가도 최고점 대비 3분의 1토막이 난 상황이라 리스크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기습 회생 신청으로 MBK가 금융권의 신뢰를 잃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NH투자증권은 MBK와 다시 한번 손을 잡는 쪽을 택했다.
IB업계 관계자는 "NH투자증권 내부에서도 MBK 브릿지론 연장 여부를 놓고 고민이 컸다"며 "어려울 때 손을 내밀어 MBK와의 관계를 확실히 굳히는 방향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