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을 주축으로 한 ‘팀코리아’가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의 최종 계약을 오는 5월 7일 체결한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체코 정부는 이날 오후(현지시간) 국무회의를 열어 체코전력공사 산하 두코바니 사업 발주처(EDU2)의 국유화를 최종 의결했다. 이는 두코바니 원전 계약의 체결 당사자를 확정지은 것으로, 이후 체코 정부는 곧바로 한국수력원자력과 EDU2 간 두코바니 원전 건설 프로젝트 본계약 체결 일정을 다음달 7일로 확정 발표했다.
체코 원전 사업은 두코바니 지역에 1000메가와트(㎿)급 원전 2기를 짓는 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2022년 3월 체코전력공사기 국제 공개경쟁입찰로 진행했다. 단일 건설 사업으로는 체코 역사상 최대 규모로 사업비가 4000억코루나(약 26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9년 공사에 들어가 2036년부터 상업 운전하는 게 목표다. 한수원 등으로 구성된 팀코리아는 지난해 7월 프랑스전력공사(EDF), 미국 웨스팅하우스를 제치고 이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순조롭게 이뤄지던 협상은 웨스팅하우스와 한수원 간의 원전 설계도 지적재산권(IP) 갈등으로 삐걱거렸다. 당초 올해 3월로 예상됐던 최종 계약도 미뤄졌다. 하지만 지난 24일 체코 반독점당국이 한수원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 문제가 없다며 EDF의 이의 제기를 기각하면서 계약 체결을 발목잡고 있던 마지막 장애물이 사라졌고, 이날 체코 정부가 본계약 체결을 공식화한 것이다. 한수원은 이어질 테믈린 원전 2기의 우선협상대상자 지휘도 확보했다.
이번 계약이 최종 체결되면 한국은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이후 16년 만에 두 번째 해외 원전 수출을 달성한 쾌거를 거두게 된다. 한수원 등 팀코리아가 유럽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는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전 업계 관계자는 “이번 수주는 원전 강국인 프랑스의 앞마당이나 다름없는 체코에서 이뤄졌고, 최초의 ‘내륙 원전’ 건설을 수주했다는 점에서 한국 원전 생태계 전반에 엄청난 낙수효과를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원자력학회장을 지낸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체코 수주 건을 놓고 그간 국내에서 제기돼 온 여러 의혹이 말끔히 해소됐다”며 “앞으로는 국내 논란이 해외 원전 수출 성사를 발목잡는 일이 반복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훈/김리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