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주가가 저가 매수세 유입에 17일 장 초반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10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800원(5.12%) 오른 5만7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골드만삭스, UBS, JP모건 등 외국계 창구가 매수 상위에 올라있다. 우선주인 삼성전자우도 3%대 강세다.
D램, 낸드 등 현물가 상승 전환에 실적 개선 기대감이 작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13일 범용 D램 DDR4 8Gb 제품의 평균 현물 거래 가격은 1.46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7일(1.442달러)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최신 D램인 DDR5 D램 현물 가격도 오름세다. 지난 13일 16Gb DDR5 현물가는 5.068달러를 기록했다. 한 달 전보다 6% 이상 올랐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메모리 업체들은 1분기 업황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으로 출하를 줄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물 가격이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기대감이 없던 낸드 또한 샌디스크와 YMTC의 가격 인상 소식이 보도될 정도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지난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0.7% 하락했지만 메모리 업체들은 대부분 6~7% 정도 주가가 상승한 점도 눈 여겨 봐야 할 부분"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오는 20일로 예정돼 있는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에서 업황 방향성에 대한 추가적인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오는 18일 엔비디아의 'GTC 2025' 행사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 고대역폭메모리 관련 긍정적인 발언을 내놓을 것이라는 예상도 투자심리를 확대하고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엔비디아의 차세대 AI칩 플랫폼 블랙웰에는 5세대 HBM인 HBM3E가 들어가고, 루빈에는 6세대 HBM인 HBM4가 탑재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3E를 납품 중이지만, 삼성전자의 HBM3E는 엔비디아 범용 제품에만 적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GTC 2025에 전시 부스를 마련했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삼성은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며 "경영진부터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중요한 것은 위기라는 상황이 아니라 위기에 대처하는 자세"라며 "당장의 이익을 희생하더라도 미래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