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 14일 08:1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 우리사주조합 실권주와 관련된 정보가 깜깜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우리사주 청약율 및 실권 물량 규모 등은 중요한 투자 정보지만, 일반투자자는 이를 알지 못한 채 청약에 참여해야 한다.
주관사 재량에 달린 우리사주 실권주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공모를 진행한 기업공개(IPO) 기업 가운데 우리사주조합 청약에서 실권주가 발생한 곳은 7곳이다. 이 가운데 5곳은 실권주를 기관투자가 물량으로, 나머지 2곳은 일반청약 물량으로 배정했다.우리사주조합의 청약은 일반청약 첫날 함께 진행된다. 우리사주조합 청약을 마무리한 뒤 이튿날 일반청약 물량을 확정하는 방식이다.
기업공개(IPO) 주관사가 우리사주조합 청약에서 발생한 실권주를 일반청약 물량으로 추가 배정할 수 있게 된 건 지난 2021년부터다.
금융당국은 제도 개편을 통해 일반청약 물량이 20%에서 25%로 늘렸다. 추가로 우리사주조합에서 실권주가 발생하면 모집주식 수의 5%에 해당하는 물량까지 일반청약 물량으로 배정할 수 있도록 해 최대 30%까지 가능해졌다. 기존에는 우리사주 실권주는 기관투자가에 배정했다.
당시 ‘따상’ ‘따따상’ 등으로 공모주 시장이 활황세였던 만큼 그 수혜를 다수의 일반투자자가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였다.
해당 규정상 우리사주조합 실권주를 일반투자자가 아닌 기관투자가 몫으로 배정해도 무방하다. 주관사 재량에 맡겨진 영역이다. 다만 제도 개편 취지에 따라 당시에는 거의 모든 주관사가 우리사주 실권을 모두 일반청약에 배정하면서 일종의 관례가 됐다.
이런 관례가 깨진 건 2022년 공모주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서면서다. 일반투자자가 공모주 시장을 외면하던 상황에서 우리사주조합에서 발생한 실권주까지 일반청약에 배정하기엔 쉽지 않았다.
각 주관사는 수요예측 결과가 좋고 상장 이후 주가 상승이 유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엔 일반청약 물량으로 돌렸다. 만약 반대라면 기관투자가에 배정하기 시작했다. 상대적으로 기관투자가에 배정하는 것이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어서다.
IB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이런 경향성도 없어지면서 일부는 기관에 일부는 일반투자자에 배정하는 경우도 있다”며 “각 증권사마다 우리사주 실권주를 처리하기 좋은 방식으로 배정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우리사주 청약 결과 '비공개'
문제는 일반투자자는 청약 과정에서 우리사주에서 실권이 발생했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실권이 발생했더라도 해당 물량이 기관투자가에 배정되는지, 일반투자자에 배정되는지도 알 수 없다. 우리사주 청약 결과는 모든 청약 일정이 마무리된 뒤 이틀이 지나 공시되는 증권발행실적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그동안 대다수 개인투자자는 청약 이튿날 배정물량이 얼마나 늘어나는지를 보고 우리사주 실권주 발생 여부를 추론하는 식으로 투자를 해왔다. 그러다보니 주관사가 우리사주 실권주를 기관에 배정한 경우엔 우리사주 물량이 완판된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최근 논란이 된 씨케이솔루션 일반청약도 마찬가지다. 주관사의 실수로 일반청약 물량이 마감 직전까지 37만5000주가 아닌 45만주로 잘못 기입됐다. 그동안 투자자들은 우리사주에서 실권주가 대량으로 발생해 일반청약 물량이 늘어난 것으로 봤다.
우리사주 청약율은 일반청약 물량에 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그 자체로도 일종의 투자 지표로 활용된다. 우리사주 배정 물량은 1년간 보호예수가 설정된다. 우리사주 청약율이 높으면 내부자인 회사 직원이 1년 뒤에 공모가보다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시장 관계자는 “유상증자의 경우에는 우선 배정 대상자인 우리사주 및 구주주의 청약율이 먼저 공시된 이후 시간 차를 두고 일반 공모가 진행된다”며 “IPO 공모 과정에서도 우리사주 청약 결과를 공개하는 게 투자자 혼선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