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 11일 11:2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차바이오텍이 유상증자 규모를 줄여 다시 추진한다. 차헬스케어 등에 대한 출자금을 줄여 주주 부담을 줄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다만 그동안 철회를 요구했던 소액주주들이 이를 받아들일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차바이오텍은 전날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위한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12월 첫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지난 1월 금감원의 정정 보고서 제출 요구를 받은 뒤 4번째 정정 보고서다.
차바이오텍은 기존 2500억원이었던 유상증자 규모를 1800억원으로 줄이기로 결정했다. 모집 예정 주식 수를 약 13% 줄였다. 증자비율은 전체 발행주식 수의 39.31%에서 34.16%로 낮아졌다.
지난해 말 증자 결정 이후 주가가 하락하면서 예정 발행가격도 기존 1만800원에서 8950원으로 약 17% 낮아졌다. 모집금액 규모가 줄면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청약 참여율은 초과 청약 포함 기존 72%에서 82%로 높아졌다. 다만 참여 예정 금액은 540억원에서 444억원으로 줄었다. 차광렬 차바이오그룹 회장과 특수관계인은 차바이오 지분 30.1%를 보유하고 있다.
차바이오텍은 차헬스케어와 마키타바이오 등 종속회사에 대한 출자 예정금액을 기존 11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줄였다. 연구개발 자금도 1000억원에서 900억원으로 낮췄다. 이번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우선순위 1, 2위였던 항목이다. 생산 시설 투자와 사업 운영자금 등은 각 200억원으로 그대로 유지했다.
그동안 차바이오텍에 유상증자 철회를 요구했던 소액주주 연대가 이번 유상증자 계획을 받아들일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차바이오텍은 지난달 21일과 28일 두 차례에 걸쳐 주주 대상 기업설명회를 열었으나 소액주주연대 측은 참석하지 않았다. 금감원에 보여주기식 소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10분 기준 차바이오텍 주가는 전날보다 3.63% 하락한 1만1950원에 거래되고 있다.
금감원이 어떻게 판단할지도 주목된다. 금감원은 기존에 심사를 해왔던 건인 만큼 새롭게 집중심사 대상에 올리진 않고 효력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현대차증권은 주주 소통을 긍정적으로 평가 받아 순조롭게 증자를 마무리했다. 금감원은 현대차증권 유상증자를 우수 사례로 꼽기도 했다.
반면 이수페타시스 등은 제이오 인수를 포기해 주주들로부터 환영을 받으며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금양, 고려아연 등은 결국 철회한 바 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