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여 동안 40% 넘게 급등한 마른김 가격이 1년2개월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마른김(중품 기준) 10장 평균 소매가격은 1400원으로 1주일 전보다 27원 떨어졌다.
지난 1월 1470원까지 올랐으나 두 달 연속 하락했다. 다만 이는 전년(1119원)보다는 25%, 평년(937원)에 비해선 49% 비싼 수준이다.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에서는 1368원, 전통시장은 1413원으로 집계됐다.

조미김 주원료이자 밥반찬인 마른김 평균 가격은 작년 1월 1036원에서 올해 1월까지 13개월 연속 상승하며 41.8% 올랐다. 국내에서 인기가 여전한 데다 수출까지 늘어난 가운데 바닷물 온도 상승 등의 여파로 물김 작황이 좋지 않아 공급은 줄었기 때문이다.
마른김 가격이 급등하자 마른김을 사들여 맛과 향을 더해 조미김을 만드는 동원F&B, CJ제일제당 등은 제품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인상폭이 두 자릿수에 달했다. 김값이 급등하자 김밥 전문점은 영업난을 호소하기도 했다.
마른김값이 치솟은 것은 원료인 물김값 영향이 컸다. 기존 김 양식장 면적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고, 고수온으로 생산량마저 줄었다. 이를 지켜본 업체들이 마른김 사재기에 나서자 가격이 급등했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서는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마른김 가격은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닷물 수온이 다시 김 양식에 적합하게 유지되고 양식 면적이 늘어나며 물김 공급이 큰 폭으로 확대되자 연초 가격이 내려가기 시작했다. 물김 가공업체들의 설비는 그대로인데 물김 생산량이 갑자기 증가하자 전체 생산량의 10%에 가까운 약 6000t의 물김이 경매에서 유찰돼 바다에 버려지는 사례도 나왔다.
정부와 업계도 김값이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마른김값이 현재 1400원에서 조만간 1300원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물김이 안정적으로 생산돼 마른김 가격 인상 압력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산·학·연·관이 참여하는 김 산업협의체를 운영하며 적정한 양의 물김을 생산하고 마른김 가공·유통을 활성화할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