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대한민국 금융 혁신을 위한 해법[서평]

대한민국 금융의 길을 묻다
윤종원 지음│한국경제신문│2만5000원

국가 경제의 혈맥인 금융은 경제사회의 성장과 안정을 결정짓는 핵심 인프라다. 자금이 물처럼 원활하게 흐르고 효율적으로 쓰여야 기업이 번성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개인은 더 나은 삶의 기회를 누릴 수 있다. 바야흐로 한국 금융은 지금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가.

‘대한민국 금융의 길을 묻다’는 이 질문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담은 책이다. 경제관료이자 국책은행장을 지낸 저자 윤종원은 지난 40년간의 공직 및 금융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금융의 현재와 미래를 분석하며 금융의 본질과 혁신 방향을 조망한다.

이 책은 금융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했던 경험과 기업은행장을 지내며 직접 금융 현장을 경영한 경험이 결합된 독특한 관점을 제공한다. 정책과 시장, 이론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금융이 한국 경제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면밀히 살펴보고 금융이 성장과 안정, 혁신을 어떻게 조화롭게 이끌어갈 수 있는지 탐색한다.

특히 한국 금융산업이 글로벌 금융과 비교해 얼마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금융이 경제성장의 촉진제 역할을 하는지, 부의 양극화를 심화시키는지, 대출금리 결정이 합리적인지 등의 핵심 질문을 던지며 금융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진단한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한다.

저자는 중소기업 금융의 혁신을 위한 금융주치의 프로그램, 모험자본 생태계 강화, 디지털 금융 혁신 등 은행장으로서 추진한 다양한 정책과 사례를 통해 대한민국 금융의 역할과 과제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ESG 금융과 지속가능 경영, 글로벌 금융 협력 등 금융이 직면한 중요한 이슈들도 심도 있게 다룬다. 한국 금융이 진정한 포용적 성장을 위한 엔진이 되려면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 메시지다.

저자는 정책금융과 시장금융의 균형, 금융산업의 디지털전환, 중소기업 금융의 혁신이 필수적이며 금융이 단순한 수익 창출 도구가 아니라 경제와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핵심 인프라가 되어야 함을 역설한다. 특히 국내 금융 시스템이 경쟁을 제한하는 구조적 문제를 지니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금융 소비자의 이익이 충분히 보호받지 못하고 있음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금융산업이 보다 역동적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금융기관이 혁신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하며 정책적으로도 이를 뒷받침할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금융업 종사자뿐만 아니라 경제정책 담당자, 투자자, 중소기업 경영자, 금융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유용한 통찰을 제공한다. 국내외 금융시장의 흐름을 분석하며 한국 금융이 나아가야 할 길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이 책은 단순한 금융 이론서가 아니라 금융 혁신을 고민하는 모든 이에게 필요한 현실적 가이드북이다. 지금 대한민국 금융은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금융의 본질과 미래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해답을 알려주는 나침반이다.

최승헌 한경BP 출판편집자